라쌤 껌딱지 단비어린이 그림책 16
김인자 글, 김영곤 그림 / 단비어린이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껌딱지란 말은 사전에 나와 있진 않지만 참 정감이 가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가지고 꼭 붙어 있는다는 말. 좋아하는 누군가를 졸졸 따라다니며 떨어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껌딱지' 같다는 말을 한다. 큰 애에 비해 둘째 녀석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어디든 졸졸 따라다니는 껌딱지. 그런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접착력이 덜해져서 저대로 떨어져 잘 지낸다. 그렇다고 애정이 식은 건 아니겠지만 왠지 '엄마, 엄마'하고 따라다니던 예전이 더 날 따르고 좋아했던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왜 그랬을까? 그건 아마도 그만큼 자신과 시간을 많이 보내주고 필요한 것을 잘 챙겨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난 딸이 어리기 때문에 더 신경 쓰고 잘해줬을 테고 아이는 그것이 고마워 더 달라붙어 지냈을 것이다.

이 책은 ​라쌤이라는 담임 선생님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K라는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친구들도 잘 놀리고 장난도 잘치고 더러운 행동만 일삼는 K를 친구들은 모두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K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장난만 더 심해진다. 이런 학생이 있다면 선생님 입장에서 어떨까? 그리 탐탁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 행동을 바로 잡기 위해 꾸짖기도 하고 벌을 세우기도 하지 않을까? 어느날 K는 라쌤에게 묻는다. 나보다 공부 잘하는 윤지가 더 좋지 않냐고? 라쌤은 고개를 저으며 반 아이들 모두를 좋아한다고 답한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려준다. 반 아이들 전체의 특징을 알고 그것을 한 명 한 명 얘기해 줄 수 있는 선생님. 멋진 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K는 그림을 잘 그려 좋아한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라쌤은 말로만 좋아한다 하지 않고 K를 늘 곁에 두며 게임도 같이 하고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고 하기도  한다. K가 실수를 해서 일을 망쳐도 야단치지 않고 늘 다독여 주고 격려한다. 그렇게 선생님을 도와주고 함께 놀기도 하며 K는 자신이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된다. 말로 가르치고 타이르는 게 아니라 함께 하면서 아이가 느끼고 깨닫게 해 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정말 많을 걸 느끼게 해 주었다. 어느날 컬러믹스를 가지고 놀던 K는 선생님께 이렇게 묻는다. "선생님은 이걸로 무얼 만들고 싶어요?"

선생님은 의외의 것을 얘기했고, K는 선생님을 위해 매일같이 그것을 만들어 가지고 온다. 그리고 선생님 책상 주변은 그것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아마 많이 웃게 될 것이다. 아이의 순수함과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라서, 황당하지만 따뜻한 웃음을 짓게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딸과 함께 읽어보았는데 아이도 무척 재미있어 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도 어찌나 재미있어 하던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함빡 웃음 지었을 것이다. 그림도 참 잘 그려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