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1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1
김동인 외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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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단편들이 그렇게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작품 배경과 인물의 심리, 주제 등 하나하나를 따지며 들여다 보니 그 감명이 덜했는 지도 모른다. 교과서에서 보기 전에 소설책으로 읽어봤다면 어땠을까?
다시 한번 들여다 보는 한국단편소설들. 몇 번을 읽어 본 작품들인데도 새삼스럽다. 중학생이 된 딸과 함께 읽어보려 했는데, 정작 딸은 방학 하자마자 이러저러한 일들로 너무 바빠 읽어보지도 못 했다. 나중에 시간 될 때 꼭 읽어보라 당부하고 나부터 먼저 읽어내려갔다. 김동인, 현진건, 나도향, 최서해 4분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었다. 배따라기, 감자,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물레방아, 홍염 등 모두 11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가끔씩 보여지는 칼라 삽화는 서정적인 면이 다분히 느껴지는 삽화라 마음에 들었다. 삽화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줄거리 전개에 방해가 될 수 있는데 이 책은 과하지 않게 적당히 삽화를 넣어 두어 마음에 들었다.
소설 내용이야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작품들이라 말해 무엇하랴. 작가별로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작가마다 그 특징을 짧게나마 소개해 두어 작품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동인은 작중 인물의 호칭에 있어서 'he', 'she'를 '그'로 통일하고, 또 용언에서 과거 시제를 도입하여 문장에 시간 관념을 의식적으로 명백히 했으며, 간결하고 짧은 문장으로 근대적인 소설 문장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9)
​단편소설에 담긴 시대적 배경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그렇게 와닿지 않던 것이 어른이 되어 당시의 참혹함이나 가난에 대해 이해하게 되니 내용 전개에서 느껴지는 애닳픔이나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것 같다. '감자'나 '물레방아'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모두 돈 때문에 그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여자들이 아닌가. 학생 때만 해도 그 내용이 너무 외설적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순진했구나 싶다. 'B사감과 러브레터'도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작품 말미에서 드러나는 사감의 이중적인 모습은 식스센스 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운수 좋은 날' 또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마지막에  죽은 부인을 발견한 김첨지가 내뱉는 말은 어떤 말보다 강한 슬픔과 절망을 담고 있다. ' "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
어쩌면 이 소설들 속에 드러난 시대상은 오늘날에도 해당되는 거 같다. 돈 때문에 생명을 빼앗고 생명을 잃는 현상, 자신의 체면 때문에 가면을 쓰고 이중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 가난으로 삶을 포기하거나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세상은 변하고 더 발전해 간다 해도 사회 구조 속에 드러나는 이러한 현상들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들이라도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아닐까? 딸에게도 읽어보게 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다. 아마도 나와는 조금 다른 그런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재미있을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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