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정리가 힘이다 - 불편한 관계를 비우고 행복한 관계를 채우는 하루 15분 관계 정리법
윤선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하루 15분 정리의 힘'이란 책이 나왔을 때,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사서 읽어보진 않았다. 정리 정돈에 관심이 많은 일인으로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던  건 사실이지만, 선뜻 사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 사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나 수납 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구체적인 실례가 담긴 사진들이 멋지게 들어앉아 있지 않으면 그 호감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사실 '정리'라는 말이 들어갔을 때, 정말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시적인 정보들을 더 원했던 거 같다. 그런데 그 책의 저자가 쓴 또 다른 책, '관계 정리가 힘이다'라는 책을 읽어 본 결과, '하루 15분 정리의 힘'이란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나의 어설픈 선입견으로 장바구니 목록에서 버려진 그 책이 내 생각보다 더 알찬 정보들로 꽉 채워져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관계 정리'라고 하니 꽤 이성적이고 냉정해 보인다. 어쩌면 삭막한 이 세상과 부합되는 이기적인 표현의 일종인 거 같기도 하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적절한 '관계 정리'는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휴대폰에 저장된 수많은 전화번호들, 그 번호의 주인들을 생각해 보라. 꾸준히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친하지 않거나 오히려 껄끄러운 사이인데도 그저 아는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저장해 놓은 경우도 많다. 저자가 예로 든 이야기인데 마치 내 얘기 같았다. 몇 년간 꾸준히 참석한 모임이 있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호감도 있었고, 그곳에서 얻는 정보도 있다고 여겨서 꾸준히 나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잡다한 이야기만 오고가고 말 없이 그저 형식적으로 듣고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더구나 멤버들 중 어떤 사람은 내 가치관과 너무 다른 말과 행동을 보여 만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이 모임을 계속 나가야 할까? 이 고민을 난 몇 년 째 계속하고 있다. 매번 마음으로 결심을 하지만 모임 연락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고 나가게 된다. 그리고 다녀 오면 심신이 피로해진다. 이 얼마나 소모적인 약속인가. 이 책을 읽다 보면 관계 정리에 필요한 질문 리스트가 많다. 관계 정리가 모호할 때 이성적으로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질문 리스트. 질문에 답을 달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특히 나처럼 거절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들, 될 수 있으면 모든 사람 관계에서 좋은 상태만 유지하려는 사람들은 관계 정리가 힘들다.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시도해야 할 지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다양한 방법들도 있었나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관계의 단절만을 염두해 두고 쓰지는 않았다. 나와 좋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그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고 있다. 살림도 그렇지 아니한가. 필요 없는 것을 비워내고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유지해야 정돈이 잘 된다는 것을..... 사람을 물건 취급할 수야 없지만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관계 정리가 되고 나면 내 인간 관계 목록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더 충실해 질 수 있다. 모호한 관계 속에 마음이 복잡했던 것들도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소개해 주고 있다. SNS,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 요즘에 많이 사용되는 것들의 장단점과 인관 관계에서의 적절한 활용법까지 설명해 준다. 아직 다양한 부분에 시도를 해보지 않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부분이 될 수 있다. 비워내고 유지하고 채워주기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부분이 할애된 것은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워내는 것'이다. 관계 정리가 되면 우리의 삶은 더 여유가 생긴다. 더 적절한 표현으로 바꾼다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것이 진정 바라는 바가 안닌가.

이 책에 부록처럼 들어 있는 '관계 정리 100일 프로젝트'가 있다.  100일 동안 미션을 한 가지씩 실천해 가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정리해 나가는 것이다. 비우고 유지하고 채우는 과정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씩 실현해 갈 수 있을 듯하다. 나같이 관계 정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이 책을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