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아줌마의 잉글리쉬 생활
김은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부터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런던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한국인 여자 선생님의 이야기다.
영어를 얼마나 잘 하기에 런던에서 수학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력은 그리 훌륭하지만은 않다.  한국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통역대학원에 가려고 무던히 애를 썼으나 2년이나 떨어지기만 했고 겨우 취직한 곳에서는 3개월 만에 잘리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영국 회사에 통역으로 취직하게 되고 지금의 남편인 필을 만나 '유원'이라는 귀여운 사내아이의 엄마가 된다.

참! 사람의 일이란.....

내 인생은 왜 이럴까? 하는 순간에 찾아오는 또 다른 기회를 저자는 놓치지 않았고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동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전공이 수학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영어로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해보자라는 강단과 아줌마 특유의 뻔뻔함으로 수학 선생님의 길을 택한 저자는, 영어로 수학을 다시 공부하고 보조교사로 1년을 근무하고 대학원 2년을 마친 후 중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우리나라의 임용고시가 그곳에도 있었다면 그녀가 수학 선생님이 될 수 있었을까? 그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영국에서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의 임용고시는 이론과 실기를 병행해서 교사를 뽑는데 실제 수업상황에서의 학생들과의 소통은 다루어지지 않고 있어 실제 수업 현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도 많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보조교사로 일하는 동안 교사로서 학생들과 얼마나 소통을 잘하고 그 수업이 원만히 이루어지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학생들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교사나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교사는 그만두게 되어 있어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다 마친 사람들은 교육 현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나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면접을 볼 때도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에 대해 미리 연습해 보자는 남편의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 그녀. 그때의 상황에 맞게 그때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 더 편하고 솔직하다는 그녀를 보며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도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하는 그녀. 자신 또한 잘 모르는 영어 표현이 있고 그런 것이 있으면 너희들에게 물어볼거라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그녀. 금요일 마지막 시간이 갖는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재미난 아이디어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녀. 그런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아이들이 누가 있을까?
재미있는 것은 우리 한국인들이 배워서 구사하는 많은 영어표현이 때로는 너무 정확하고 고상해서 그곳 런던에 사는 사람들을 당황시킬 때도 많다는 것이다. 그녀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맞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곳에 태어나 습관적으로 읽고 말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사람보다 교재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더 정확한 구문을 얘기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경헝담들은 우리말과 영어로 동시에 적혀져 있어 영어 표현을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 말고도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무척 재미있다. 
게다가 런던 생활을 통해 알게 된 문화적인 차이나 다양한 표현들을  Tip으로 들려주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삶에 대한 도전과 노력, 그리고 재치있는 유머와  따뜻한 감성까지 골고루 갖춘 저자를 보며 손이 근질거려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평범함에서 출발한 그녀의 유쾌한 도전과 성공이 내게도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