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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과도 사람처럼 '만나야 할 때 꼭 만난다'는 인연이 있다고 믿는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소리 없이 내 손에 들어왔고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
한참을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어떻게 생을 마감할 것인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가?"
"내가 세상에 남길 것은 무엇인가"? 이런 화두들이 날 가만 놔두질 않았다.
세상을 살면서 죽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 명제에 한참을 지배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죽음에 대한 명제는 삶에 대한 숙제도 같이 가져다 주었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죽음에 대비한다는 것은 이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언제나 처럼 나의 정신적인 성숙은 나이를 앞서가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죽음이 곧 삶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은 시기를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열네 번에 걸쳐서 이루어진 모리교수님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미치 앨봄 제자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사랑에 대하여, 자기 연민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가족과 결혼에 대하여, 용서에 대하여, 우리의 문화에 대하여...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우리가 잊고 살기 쉬운 삶에 대한 진리를
아주 알기 쉽고 간단 명료하게 이야기 해주신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생생한 장면과 목소리를 구현해가면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삶에 대한 나침반'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꼭 한번은 읽었으면 좋겠는 그런 훌륭한 책이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명제들이다.
모리교수님은 우리 인생의 선배님이자 죽음에 대해서도 선배님이시다.
자신 앞에 놓여진 삶의 마감시간을 축복이라고 여기며 담담하게 하나씩 정리를 해 나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모리교수님과 같이 하고 싶다.
지금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꼭 들어야 하는 가치가 있는 선배님의 강의라 생각하면 좋겠다.
아마도 삶에 대한 방식이 많이 바뀌리라 생각된다.
그 기대감으로 많은 이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