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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미술의 고백 - 우리가 미술관에서 마주칠 현대 미술에 대한 다섯 답안
반이정 지음 / 월간미술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미(美)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본능적이라 했던가. 나는 알 수 없는 인간의 저 밑바닥을 뒤흔들며 아름다움으로 눈물글썽이게 할 수 있는 예술의 힘을 믿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미술 작품과의 거리감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모르면 공부라도 하여야 할텐데 미술을 말하고자 하는 책들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책들이 앞다투어 다루는,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보았던 중세 시대 작품? 특정인만을 위한 난이도 있는 설명? 미술은 특정인들만을 위한 장르라는 지나친 고정관념이 이미 나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알고 싶고 공부를 하고 싶어도 누구나 다 어느 정도는 알지만 모두 잘하기 정말 힘든 '영어'처럼, 기존의 미술책은 내게 늘상 그런 느낌만을 던져줬다.
그런 내게, 관심과 애정은 있되 가까이 하기는 망설여졌던 내게, 이 책은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다.
현대미술은 역시나 별 거다. 나처럼 특별히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현대미술은 확실히 불친절하며 제멋대로이다. 이책을 읽고난 지금도 그 생각만큼은 변함없다. 또한, 이 책 역시 그런 생각들에 반기를 들 생각은 없어 보인다. 다만 거기에 좌절하고 멀어지려는 내 손을 잡고 쉬엄쉬엄 걸어가며 낯설은 현대미술을 보는 방법을 찬찬히 짚어줄 뿐.
하지만 그것만으로 돌아섰던 내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면 약간의 비약일까? 하지만 말이다. 약간의 이런 친철에 감동할 정도로 우리는 너무나 굶주렸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