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서 모임에서의 일이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몇 주에 걸쳐 읽으면서 함께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500여 페이지에 가까운 책으로 세 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그때 옆자리에 있던 참석자가 내 책이 엉망으로 되어 있는 걸, 밑줄이 그어져 있고 형광펜으로 도배되어 있으며 아무데나 마구마구 접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 분은 내게 이렇게물었다.
"그렇게 엉망으로 책을 보면 나중에 어떻게 팔아요?"
놀란 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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