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서 모임에서의 일이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몇 주에 걸쳐 읽으면서 함께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500여 페이지에 가까운 책으로 세 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그때 옆자리에 있던 참석자가 내 책이 엉망으로 되어 있는 걸, 밑줄이 그어져 있고 형광펜으로 도배되어 있으며 아무데나 마구마구 접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 분은 내게 이렇게물었다.
"그렇게 엉망으로 책을 보면 나중에 어떻게 팔아요?"
놀란 건 나였다.
- P165

"책을 악착같이 구매해라. 그리고 만신창이로 만들어라."
책을 접고 긋고 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사람 나고 책 낳지, 책 나고 사람 난 게 아니다. 접고 긋고 칠하는 그 과정만으로도 당신의 독서력은 몇 배나 높아질 것이다.

현대의 시간 도둑은 과연 누구인가. 자본주의는 인간의 하루 24시간을 누가 더 많이 빼앗느냐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스마트폰은지난 몇 년간 ‘무적(無敵) 무패(無敗)‘의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책이나 잡지, 눈앞의 친구나 가족과 나눠 갖던 시간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이제는 스마트폰이 독점하고 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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