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교육을 전공한 학자들은 어린 시절에 종교를갖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어릴 때에는 비판할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종교의 도그마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체화시킨다. 그런데 문제는 성인이 되어도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성적으로는 그 교리가 잘못된 것인 줄 알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그 도그마적인 교리를 버릴 수없는 것이다. 너무 깊게 각인되어, 아니 이미 마음의 틀이 그 교리를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지울 방법이 없다. 자기가 자기 마음을 어떻게 다시 주조할 수 있겠는가?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이것은 흡사 물에 빠진 사람이 자기 머리칼을 부여잡고 빠져나오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P79

 자기 자신이 자꾸 의식되는것은 자기가 자신의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뇌리에는자신의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부모가 주입시킨 생각만 있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싶어도 그렇게 안 된다. 정신적으로 너무강하게 침탈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노이로제 환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정도는 미약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상태에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외려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이 더 솔직하고 상태가 낫다고 볼 수 있다. 자기의 주체성을 완전히 포기하면 노이로제조차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병이란 것은 사실은 건강한 사람들의 표징이라 할 수 있다. 만일 독자 여러분 가운데 노이로제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주체성을 찾은완전 건강체이거나 아니면 너무 둔해서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잘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P121

이런 것을 잘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가 걸을 때 신발에 자꾸 신경이 쓰이면 그것은 신발이불편하기 때문이다. 신발이 발에 맞지 않으면 발이 아프게 되고 자연스럽게 신발을 의식하게 된다. 반면에 신발이 발에 꼭 맞으면 우리는 신발을 신은 사실조자 잊어버린다. 편안하기 때문이다. 허리피 이야기도 나온다. 허리띠가 허리에 꼭 맞으면 우리는 허리띠를매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 P143

우리들은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자기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자꾸 자기 자신을 의식하게 된다. 그래서 도무지 편한 때가 없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너무 많이 의식하게 되면 노이로제에 걸린다.
노이로제 환자들은 사는 동안 자신의 자율적인 세계가 중요한 타자들로부터 과도한 침범을 받았기 때문에 병에 걸린 것이다.  - P143

평범한 개인들이 이런 자신의 어두운 면을 보기란 대단히 어려운일인데 의외로 그리 힘들이지 않고 이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아주 간단해서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다. 우리들에게는 보통 아무 이유 없이 공연히 싫은 사람이 있다. 나를 해코지한것도 아닌데 이유를 말할 수는 없지만 싫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런 사람을 싫어할까? 그것은 바로 그가 내가 감추고싶은 성격의 그림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히 보기 싫은 거다. 따라서 만일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자신의 그림자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이런 간단한 작업도 통찰력이 없는 사람은 하기 힘들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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