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어주었어
코리 도어펠드 지음, 신혜은 옮김 / 북뱅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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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를 하며 놀던 아들 녀석이 저렇게 꽂다가 부러지니 화가 잔뜩 나서는 레고를 몇 개 던져버렸다

"화를 내는 건 당연한 감정이지만 레고를 던져버리는 건 좋은 행동이 아니야.. 레고를 던지면 부러질수도 있고 사람이 다칠수도 있잖아"했더니

심통이 잔뜩 나서는 "그래도 던질거야~"라고 고집을 피운다

그러더니 옆에 있던 아빠에게도 버릇없이 굴어서 그럼 너 혼자 놀고 있으라고 하고는 방 문을 닫아버리고 나왔다. 그러다 과자 먹는 소리에 슬그머니 나와서 먹겠다고.. ㅋ

"혼자 노니까 어때?"하니 "심심했어..."한다.

오늘 오후에 도착한 <<가만히 들어주었어>>를 읽고 가만히 들어주지 못해 얼마나 미안하던지...

"엄마가 오늘 아침에 레고 부셔져서 속상했을텐데 이해해주지 못하고 혼내서 미안해.."했더니

"응..." 하는 녀석


영어 원제는 The Rabbit Listend...

그런데 내 생각엔 <<가만히 들어주었어>>가 더 좋은 것 같다.
곱슬머리가 귀여운 테일러~
뭔가 새롭고 특별하고 놀라운 것을 만들고 혼자 뿌듯해하고 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했던 날아가는 새들로 인해 높이 쌓아 올린 블록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친구들이 다가와 테일러에게 자기 방식대로 조언을 해주지만 테일러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혼자 남은 테일러에게 조용히 다가와 그 곁에 함께 있어 주는 토끼... 테일러가 말할때까지...

"나랑 같이 있어줄래?"

테일러는 토끼에게 이러쿵 저러쿵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토끼는 그저 가만히 들어준다. 말없이...
테일러는 기억해 내고... 웃기도 하고... 숨고... 상자에 다 넣어버리고... 누군가에게 복수할 계획도 ...

토끼는 가만히 들어주었다.
토끼는 테일러가 마음 속 김정들을 다 쏟아낼때까지 곁에서 있어주었다.

때가 되자, 테일러가 말했다.

"나, 다시 만들어볼까?"

"다시 해 볼래. 지금 당장?"

이 그림책은 어른을 위해서도 더 없이 좋다.
우린 어려움에 빠져 있는 누군가에게 뭔가 좋은 충고를 해주고 싶어 한다.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상대방이 빨리 그 어려움을 툴툴 털어버리고 일어나게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필요할지 모르지만 대개는 그 해결책은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다. 그냥 그것을 알게 될때까지 그저 곁에서 가만히 들어주는 게 어쩌면 제일 좋은 해결책일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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