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그 제목부터 모순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영웅'이라면 메두사를 처치한 페르세우스며, 미노타우르스 괴물을 처치한 테세우스같은 인물들이 떠오르는데 그들은 모두 남다른 지혜를 가졌고 또 다른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런데 왜 '일그러진'이란 수식어가 붙었을까? 이는 그 영웅이 발휘하는 힘이 잘못된 것임을 나타내 준다. 이렇게 제목부터 많은 생각하게 하는 이 소설은 권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 또 그 걸 저항하던 인간이 어떻게 그 권력의 틀 속에 들어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