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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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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페이지에 달하는 짧지만은 않은 책인데 정말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책장을 덮은 지금, 정말 애틋하고 아련하지만 따뜻하게 내 마음속에 남을 소설을 발견해서 기쁘고 먹먹한 마음이 든다. 이제까지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뭐에요? 물어본다면 항상 위화의 《인생》이라고 대답했었는데 그 자리를 넘볼만큼 정말 좋은 책을 발견해서 행복하다. 주제와 그 모든 것이!

본격적으로 책의 1부를 들어가기 전, 작가의 말이 있지 않는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짧은 헌정문.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의 헌정문은 다음과 같다.

너희들을 보지 못했다면

알지도 못했을 텐데

나는 너희를 보았고

알았고

사랑했어,

영원히

이 부분부터 다시 곱씹어 읽었다. 단순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문구이다. 나 나이 들어 가나봐... 이런 단순한 문구가 너무 마음을 울린다. 따싀.


**

이야기가 참 아름답다.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장면이 구체적이고 선명해서 내가 마치 습지에 들어가 있는 듯 하다. 때로는 카야의 오두막 안에서, 때로는 멀리 풀숲에서, 때로는 저 멀리 해안가에서 카야를 지켜보고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소설은 두 가지 타임라인으로 진행되는데 시간을 넘나들며 진행되는 스토리는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든다.


여기 접점조차 보이지 않는 1952년과 1969년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정보는 1952년이 어린 카야의 시점에서 진행된다는 것, 그리고 1969년은 미시 걸 카야와 공통점조차 보이지 마을의 스타 쿼터백, 체이스가 죽은 채로 발견 되었다는 것. 않는 책을 읽어가다보면 점점 두 시간대가 맞아가며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까 초조하게 만든다. 불타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팔월, 습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습지와 단절된 차

가운 법정에서 만나게 되는데, 1부와 2부의 호흡은 아주 많이 다르다.


내 마음을 울린 것은 2부 보다는 1부.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기도, 로맨스 소설이기도, 사회 소설이기도, 추리 소설이기도, 스릴러 소설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마케팅을 할 것 같지만- 나에게 이 책은 카야의 성장 소설이다. . 나머지 사건들은 카야의 일생에서 어쩔 수 없이 겪었던 일들. 어쩔 수 없다기엔 참으로 무겁지만 그 또한 카야에 인생에서 얽혀버린 실타래들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카야의 성장기 이야기만 외전으로 또 접하고 싶다. 그만큼 카야는 매력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포카혼타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작가는 이 책이 외로움에 관한 책이라고 했는데 어쩜 정말 구구절절 이렇게 외로울 수 있을 까 안쓰러움도 많이 느껴졌다.


'보통' 여자아이처럼 손을 입으로 막고 깔깔 웃는 카야의 모습이 나올 때, 그 보통 여자아이로서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카야에겐 얼마나 드문 순간인 걸 알기에 그 장면에서 잠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빠가 태워버린 엄마의 편지; 작은 병에 그 재를 모아 담고 침대 옆 시가 상자에 보관했던 어린 카야, 아빠마저 떠나고 처음으로 혼자 돈을 벌러 나갔을 때, 훈제 생선을 들고 그 작은 손으로 물물교환을 하겠다는 카야.그러나 때마다 다행이었던 건 울던 카야를 위로해주던 갈매기가 있었고, 그레이트 블루 헤론의 깃털이 있었고, 선데이 저스티스가 있었다는 것.


보석 같은 책을 발굴해준 리즈 위더스푼에게 감사를 올려야 하나! 좋은 책이라면 당연히 입소문을 타고 돌 수 밖에 없는데, 그렇기에 이 책의 힘을 더욱 믿는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함.


내가 위로 받고 싶고, 내가 위로 하고 싶을 때 꼭 이 책을 통해 카야와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음. 만약에 지나가다가 혹시 이 포스팅을 보신 분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주세요. 카야를 통해 그 시대를 엿보고, 카야를 통해 나를 다시 보았다. 중간 중간 나오는 시侍를 통해선 내가 얼마나 위로 받았고 카야에게 마음을 줄 수 있었는지..


늪에서 자라고, 늪에서 울고, 늪에서 웃었던 카야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애틋함, 아름다움, 감동, 스릴러, 반전이 다 있는 카야의 습지에 다들 한번쯤은 가보셨으면.


습지는 늪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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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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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을 모두 구입할 생각따윈 추호도 없었는데 매그레 시리즈는 날 그렇게 만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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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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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화려했지만 알맹이는 볼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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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Park (박재범) - 믿어줄래 (EP)
Jay Park (박재범) 노래 / 비타민엔터테인먼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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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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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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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희망과 감동의 이야기'. 간만에 아주 좋은 책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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