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여자아이처럼 손을 입으로 막고 깔깔 웃는 카야의 모습이 나올 때, 그 보통 여자아이로서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카야에겐 얼마나 드문 순간인 걸 알기에 그 장면에서 잠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빠가 태워버린 엄마의 편지; 작은 병에 그 재를 모아 담고 침대 옆 시가 상자에 보관했던 어린 카야, 아빠마저 떠나고 처음으로 혼자 돈을 벌러 나갔을 때, 훈제 생선을 들고 그 작은 손으로 물물교환을 하겠다는 카야.그러나 때마다 다행이었던 건 울던 카야를 위로해주던 갈매기가 있었고, 그레이트 블루 헤론의 깃털이 있었고, 선데이 저스티스가 있었다는 것.
보석 같은 책을 발굴해준 리즈 위더스푼에게 감사를 올려야 하나! 좋은 책이라면 당연히 입소문을 타고 돌 수 밖에 없는데, 그렇기에 이 책의 힘을 더욱 믿는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함.
내가 위로 받고 싶고, 내가 위로 하고 싶을 때 꼭 이 책을 통해 카야와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음. 만약에 지나가다가 혹시 이 포스팅을 보신 분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주세요. 카야를 통해 그 시대를 엿보고, 카야를 통해 나를 다시 보았다. 중간 중간 나오는 시侍를 통해선 내가 얼마나 위로 받았고 카야에게 마음을 줄 수 있었는지..
늪에서 자라고, 늪에서 울고, 늪에서 웃었던 카야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애틋함, 아름다움, 감동, 스릴러, 반전이 다 있는 카야의 습지에 다들 한번쯤은 가보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