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우리 함께 오길 잘했다 -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와 함께한 알프스 여행
이수경.이장군 지음 / 들녘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2018년, 골든 리트리버 장군이와 함께 단둘이 세계 여행을 떠난 이수경씨의 여행기이다. 그 때 당시에는 접하지 못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인스타그램이나 뉴스에도 많이 언급이 되었더라. 무엇보다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약 3년 전에 떠나보낸 우리 요크셔테리어 지노 덕분이다.

중학생 때로 기억하는데, 우리집의 누군가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했다. 나도 강아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키우는 건 결사 반대. 헤어짐이 두려워서 만남 조차 거부했었던 거지. 그런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잠시 동생과 부모님이 동물병원 (펫샵) 에 다녀오겠다고 하며 나갔는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의 품에는 작은 요크셔테리어 한마리가 있었다. 그리고 약 12년 동안 지노와 함께 했다.

지금은 지노를 떠나 보내고 새로운 고양이 가족을 맞아 함께 살고 있는데, 지금도 지노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내가 귀찮다는 이유로 지노를 등한시 했던 적이 너무나 많았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고양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모두 해주고 있지만.. 내가 지금의 바다, 소리, 그레이, 쁘니한테 잘해준다고 한들 지노는 지노니까..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캐치하셨을 수도 있으시겠지만, 책의 저자는 '이수경' 이 아닌 '이수경, 이장군' 이다. 책의 맨 첫장에는 수경씨의 소개와 동일하게 장군이의 소개도 있다.

2012년 겨울에서 봄이 되는 계절의 틈, 금빛 털을 가진 리트리버로 태어났다. 두 달 후, 아빠, 엄마, 형, 누나 둘이 있는 대가족에 막내아들로 입양된다. 눈치는 굉장히 빠른데 몸은 좀 둔하다. 느린데 날쌘 척 하는게 특징. 먹는 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세상만사 걱정 없이 사는 행복한 개다.

저자인 이수경 씨는 성인이 된 이후 장군이를 구심점으로 하여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군이와 백패킹을 다니고, 장군이와 제주도를 갔으며, 평일에는 승마장에서 장군이와 함께 일을 했으며, 장군이와 함께 카약을 탔다.

원래도 산과 자연을 좋아하긴 했지만 장군이랑 함께하다 보니 내 또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이십 대 초반을 보내게 되었다. 어디를 가도 장군이와 함께했고 모든 걸 장군이에게 맞춰왔기 때문에 감히 혼자서 해외여행을 가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 나 혼자 해외에 나가 있는 몇 주 동안 덧없이 흘러버릴 장군이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웠다

31p

수경씨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는 것이, 내가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가지 않았던 큰 이유중에 하나가 실제로 지노였다. 내가 간 동안 지노는? 혹시라도 지노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강아지의 1년은 사람의 7년과 동일하다.


*


락 블랑의 일출이다. 트래킹 기간동안 숙소해서, 때로는 텐트의 안팎에서 장군이와 함께 했을 수경씨가 참 부러웠고 그들의 모습이 너무 예뻐보였다.

트래킹이 끝나고 나서 그들은 프랑스 남부 여행, 베네치아와 피렌체도 들리지만 역시 사람이 많은 도시는 장군이에게 불편하다. 그래서 수경씨는 어쩌면 무모할 수도 있는 돌로미티로,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그리고 그 선택은 '그 순간 내릴 수 있는 결정' 중 최고로서 마무리 될 수 있는 경험을 그들에게 선사하였다.


(중략)


2017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하루 15.2건의 유기견 현장대응 사건이 일어난다고 했다. 4년 연속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고, 2020년이 된 지금은 더 심해졌을 것이라 확신한다. 애완동물에 대한 니즈는 늘어나고, 펫 비즈니스 분야도 확연히 커지고 있는데 동물을 대하는 기본적인 시민의식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수경씨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장군이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동물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언제 봐도 가슴 뭉클해질 수 있는 예쁘고 찬란한 한 남매의 동행 일기 참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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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링크를 클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nabaksa/22190002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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