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작가의 신작, [산 자들]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감한 노동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표면적으로 이 책은 생과 사를 가르는 노동, 취업, 프랜차이즈 계약 등을 다룬다.

여기서 산 자들은 생과 사를 가르는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이며,

또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책은 이를 가감 없이 잘 드러냈다. 사실주의를 지향하는 작가의 필체답게,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들, 죽은 이들 모두를 그려내고 있다.

 

독자로서 공감됐던 부분은 대외활동의 신 파트였다.

대외활동의 신은 지방대라는 핸디캡을 벗어던지기 위해 대외활동에 매진한다.

하지만 과 사람들과 교수는 신을 이방인 취급했고, 기업에서는 뽑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대외활동은 그냥 스펙 축에도 못 낀다는 말을 했을 뿐.

 

하지만 신은 그런 거 다 무시하고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야말로 경력에서 제거되는 부분이라고, 그럴 시간에

대외활동 해서 기업 담당자랑 친해지는 게 훨 낫다고.

결국 신은 대외활동을 통해 굴지의 제약회사에 취업했고,

학교에서는 모범생의 화신으로 불리게 되었다.

 

나 또한, 대학교 때 블로그에 미친 적이 있었다.

취업을 위해서는 내가 다녔던 대학은 마이너스 요소가 강했기에,

이를 대외활동이라는 스펙으로 커버해야 했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외활동을 했으며, 이것이 프리랜서로 이어졌고, 3년의 경력이 되어

지금 회사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회사와 만나기까지, 그 과정은 신과 다름 없었다.

대외활동을 경력으로 쳐 주지도 않는 기업을 만났고,

서울 하위권 학생이 열심히 살아도 그 직종에 가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책 [산 자들]에서 대외활동의 신 이야기를 보니 매우 공감됐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무거운 화두를 던질 거라면, 소설이라도

일종의 대안이나 희망을 조금이라도 줬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게 없었다. 절망만 가득했다.

그래서 공감도 갔지만, 참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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