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토끼였을 때 작가노트 1
이지선 지음 / 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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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의 존재는 알았지만, 한 번도 실제 활동 중인 작가의 작가노트를 본 적은 없다. 박물관에 가면 전시되어 있는 유명한 작가의 노트와 일기장, 종종 SNS에 업로드되는 웹툰작가들의 콘티는 봤어도 이렇게 정식으로 출간되어 나온 작가노트는 처음 봤다. <내가 토끼였을 때>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엔 토끼와 관련된 그림책에 대한 작가노트가 아닐까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엄청났고, 생각보다 어려웠다.

내가 그림이나 창작에 대해 문외한이라 그런지, 이 책을 어떤 이야기로 받아들이려고 하니 너무 어려웠다. 그렇게 어렵게 한 번을 읽고 나서 그냥 매장을 하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혹은 그저 한 폭의 그림인 것처럼 다시 한 번 읽었다. 여백을 채운 작가의 빽빽한 생각들과 가끔은 기괴하지만 가끔은 귀엽기도 한 그림들, 머릿속에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내 마음을 채웠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이 작가노트에 담긴 것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우리는 결국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인데, 삶에 있어 하찮게 여겨지는 대상도 있고, 당연해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도 있는 것도 있다. 작가는 그런 대상들에 주목해 그들을 결합하고 교차해 그 대상을 우리, 즉 인간까지 확장시킨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철학적 의도가 다분한 작가노트처럼 느껴졌다. 여전히 내겐 조금 어렵지만, 읽을수록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더불어 작가노트도 책이 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준 책이기도 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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