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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빨간책 - 디지털 시대, 가축이 된 사람들을 위한 지적 반동
백욱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1월
평점 :
인터넷빨간책
어린 시절 빨간비디오를 사기 위해 청계천을 배회하던 시절이 기억난다.
금지된것에 대한 욕망,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방황했지만
청계천에서 사온 비디오를 틀면 전원일기가 재생되든 그 아찔함...
시대가 흘러 이제는 빨간비디오를 굳이 발품팔아가며 구할 필요가 없어
졌다.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얼마든지 금지된 욕망을
해소할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세상이 풀어져 버린걸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별의별 인간들이 출몰하게 되었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아큐 같은 인간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넷상에 출현한다. 남의 관심을
얻기위해 온갖 더러운 행동을 다하는 그들... 그들의 '노려보기'와
'정신승리'는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다. 넷상의 여러 문제에 대해 논하는
'인터넷빨간책'은 뭔가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것 처럼 보이는데 너무나도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내가 좋아하는 호머심슨을 통해 저작권에 대해
풀어나가기도 하고 인터넷 방송을 꼬아가며 비판하기도 한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잉여'다. 그들은 넷상에서는
자신이 우월한듯 행동하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잉여'일 뿐이다. 우리는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광섬유로 연결된 나라인
인터넷유토피아에서 사는 이용자들이다.저자는 구글,애플등을 왕국에
비유하면서 그회사를,그것을 이용하는 그들을 통쾌하게 깐다.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세상은 더 없이 편해졌지만 그만큼 사람을 옥죄어 온다. 마치
빅브라더의 세상이 펼쳐진것 같다. 그렇게 저자는 우리를 가축의 왕국에
사는 '가축'으로 비유하며 그곳에서 빠져나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제 그곳에서 빠져나가기엔 늦은것 같다. 우리는 이제 인터넷,
모바일이 없는 세상에서는 살아 나갈수도 살아 남을수도 없다.
만약 전세계 인터넷이 1분간이라도 먹통이 된다면 아마 세상은 아수라장이
될것이다. 이제 애플,구글,페이스북들은 기업을 넘어 가히 국가라 불릴만
하다.
그들에게 지배 받는 세상... 과연 예전 철학자,인문학자들은
이 시대를 산다면 뭐라고 했을까? 저자는 그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직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 살았던 그들이 현재의 세상을 보고
또한 이러한 보이지않는 억압된 사회를 보며 얼마나 인상을 찌푸릴지 말이다.
세상은 발전해야 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간성의 상실을 담보로 발전을
채찍질하고 있는 현 시대가 과연 옳은 세상일까? 잘못된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가는 건 겉으로 보이기엔 정답으로 보여도 결국엔 잘못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그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에는 늦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방향을 수정하여 옳은 길로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저자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인터넷 세상을
여행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