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잔의 시놉시스
이석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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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월이여... 한잔의 술로 하루를 지내는 날들이 쌓여가더니 어느새 내 나이가 되었구나. 적적한 마음 달래려노래도 불러보고, 코미디프로에 눈과 귀를 열어도 이 외로움을 덮을수가 없구나...

사회의 짐을 짊어진 남자의 어깨는 이리도 무거울 진데... 무엇으로 미래의 불안함을 희석시켜야 하는가?

한 편의 시를 음미하고 되뇌이면 순간이나마 평온해 질수 있을까? 어두운 마음에 한줄기 빛이라도 세어들면 나도 남들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안의 적적함과 불안함, 외로움을 달래려 ... 그렇게 펼쳐든 이석규님의 시집 '빈잔의 시놉시스'


타고난 노스탤지어, 낙타의 시인이라... 무엇이 그를 그토록 그립게 하였고, 고독하게 만들었기에 하얀 원고지위에 검은 연필로 시를 적게 하였을까? 그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그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그가 만들어낸 형상을 머리속에 떠올렸다.


[바다에서] 중에서


집채만 한 파도 너머에 섬이 있습니다.

 

갈매기 울어도

해당화 피고

해당화 꽃잎을 바람이 자꾸 흔드는

그 섬은 時입니다.


파도에 가려져 있는 그 섬을 그리워 하는 걸까? 해당화 피고 꽃잎이 자꾸 흔드는 그 섬에 가고 싶음을 표현한 것일까?

가고 싶지만 갈수 없는...나도 머리속에서는 수십번 기차를 타고 땅을 밟았지만 현실에 치여 가지 못하는 추억의 장소가 있다.

갈수 있지만 갈수 없는 곳... 갈수 없지만 갈수 있는 그곳.. 그립다.. 그리워....


[돛배] 중에서


너는 섬 하나가 그리운 거지


안개와 파도 속에서도

더욱 외로우니


기다려 다오

섬이여.


그의 울림에 나도 답하고 싶었다. 그의 시를 교과서 보듯이 분석하고 싶지 않았다. 가슴으로 적어내려간 시를 머리로 이해하기 싫었다.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가고 싶다.

그가 말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

그가 말하는 곳이 내가 말하는 곳이니까


[봄비] 중에서


봄으로 들어오는 기차가 울리는 기저고리 같은데

왜 비에 당신이 보일까


저린 마음을 뼛속에 가두고

깃발을 흔들어도 오지 않던 당신이

왜 비에 보일까


그러나 그렇게라도 오셨으니

이제는 당신 때문에 눈물짓지 않게

단 하루만이라도

내눈에 박혀 살다 가시오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일까? 눈물짓지 않게 하루만이라도 살다 가시오라는 문구가 절절이 내 마음을 동요시킨다. 중년남성의 눈물은 무겁다. 그토록 무거운 눈물을 흘리는 거다. 사무치는 그리움에 흘리는 거다.

뜨거운 사막에서 흘리는 낙타의 눈물 같은거다. 눈물이지만 그건 땀이다. 밖에서 볼때는 소금기를 함유한 물기이다. 하지만 그도 알고 나도 안다. 그건 이마에서 맺혀진게 아니다. 눈에서 흐르는거다. 하지만 그건 땀이다.


끝없는 공간에 혼자서 묵묵히 낙타는 간다. 등에 무거운 짐을 짐어지고 터벅터벅 간다. 끝이 보이지도 않는, 도움을 청할수도 없는 공간으로 ...그래, 오늘도 나는 일한다. 내일도 일한다. 그 다음날도 일한다 . 내년에도 일한다. 10년..30년 후에도 일한다.그냥 ...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인력시장 박 씨] 중에서 ...


그 박 씨 그를 기다리는 식구들 이름을 녹슨 연장에 갈고 닦으며 난장에 꽃 하나 심고 가꾸는 일 되풀이할 거다

그 길 오늘 하루 쓰레기 치우는 미화원이 되기 위하여 고달픈 몸 추슬러 일터로 가는 박 씨가 우리들 모두의 아버지,

뒷모습이 완전 명심보감이다.


오십여년을 민초 답게 살아온 그가 적어내려간 시집으로 그는 낙타가 되었다. 그는 오아시스를 찾았을까? 아니 오아시스는 아직 저쪽 건너편에 있다. 그는 좀더 욕심을 낼거다. 그가 낸 첫 시집은 이제 낙타로써의첫 발걸음일거다. 목 터지게 불러도 그냥 가 버린 나비를 찾기 위해 그는 창문을 또 열고 있을거다.


아 ~ 그와 만난 시간은 이토록 짧았나? 커피한잔의 시간동안 그를 전부 알수가 없구나...

그의 감정을 가지고 별을 헤며 뜬눈으로 해를 맞이해도 알기엔 모자른 것 같아 아쉽다.  

아직까지는 그의 세계를 공유하며 좀 더 가슴을 열어두고 싶다.

연꽃의 꽃잎은 스르르 흘러내렸지만 아직 그의 시집은 내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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