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 - 조선통신사 국내노정 답사기
한태문 지음 / 경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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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 특히나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이 예전에 어떠한 내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역사 속에서 그 지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수있다면 그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자부심이나 애향심도 가지게 될것이다.
이 책은 조선 시대에 일본과의 소통을 위하여 우리나라의 사신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 온 지역들을 작가가  되집어 걸어 오가며 그 지역에 살아있는 그 당시의 사신 행사와 엮여있는 이야기들을 담담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현대판 국토대장정이며 답사기 이기도 하다.
제1부의 조선통신사 길라잡이를 읽기에는 몇장되지 않지만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조선시대의 조선통신사 의미에서 부터 사절단의 직책,인원,역할, 그리고 구성과 노정을 적고 있는데 도입부에서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약간은 고루 하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제2부로 넘어가면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사절단의 행사와 그들이 발자취를 남긴 지역들이 가지고 있는 세세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노라면 어느듯 경기도 이천을 지나고 충주에 다다르면 탄금대에 얽켜있는 신립 장군과 임경업 장군의 얼과 예술적 혼을 듣게된다, 그리고 내려오면 예전에 한양 과거길에 꼭 지나야 했던 그리고 급제와 낙방의 각기 다른 길에서 오고가야 하였던 옛 선비들의 이야기가 서린 문경새재이다. 이 고개를 넘은 사절행사단이 다음에 당도하는곳은 예천과 안동이다.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역사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지방이다, 안동에서 들려주는 1636년의 사행때 김세렴과 관련된 일화 한토막과 1763년 사행때 조엄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서  요즈음 중앙부처의 장차관 청문회를 보는 느낌과 같이 오버랩되면서 나랏일에 나서는 사람들의 책임감같은것은 어떠 해야하는지 새삼느끼게 된다. 이 지역에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서려 있구나 하고 감탄하다 보면 어느듯 영천을 지나 경주에 도착하게 된다. 경주가 천년 고도의 신라 역사뿐만 아니라 그 역사를 딛고 조선의 역사가 또 덧되어 있다는 우리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다음이울산이다, 울산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근대에 들어와서 형성된 도시가 아니었다 근대화의 물결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낸것 뿐이지 주위를 잘 살펴보면 유적마다 묻어 나오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온천으로 유명한 동래에 도착하게 된다, 나 역시 이 지역에 살고 있기에 책 속에 나오는 지명이나 장소를 자주 찾아가곤 하였지만 새삼스럽게 느끼는 의미는 남다르게전해왔다. 부산을 거쳐 일본을 넘어간 사행단이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길
은 하행때와는 다른 길을 상행선으로 택하는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사행단은 양산과 밀양 그리고 청도를 지나 대구에 당도한다. 청도와 대구의 숨은 유적지를 찾아 들어 보는 이야기의 재미도 솔솔하다. 상주를 지나 문경에 도달하게 되면 근 6개월이 지난 때가 된다고 한다. 봄에 왔으면 가을이 되고, 또한겨울이 되었을것이다. 그들이 느끼는감회가 새로웠을 거라 생각된다.
또한 서울에 무사히 당도하여 임금에 보고하고 가족과 상봉하는 기쁨도 누구 보다 클것이고, 또한 슬픈 일도 있었을것이다.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  지역을 지나가다 보면 조선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희노애락을 자신도 모르게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될것이다.
 이 책은 역사서이기도 하고, 문화 기행문이기도 한 아주 소중한 책으로 기억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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