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배신
엄태주 지음 / 엣눈북스(atnoonbooks)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가 딱히 되고 싶다는 거창한 목표가 없는데에도 늘 뭔가를 배운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온라인 강의는 더욱 활성화 되었다 

배움의 욕구에 기름을 화르륵 부운 꼴이 되어버렸다 

마음만 먹으면 이제는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배울것 투성이다. 

그래서 그런가 관심사는 넘쳐나서 

하루의 시간을 나노단위로 쪼개야 할 수 있을것 같은 배움의 일정이 생기지만 

정작 집중해서 마음을 다하는 일은 무엇을까 자문하게 된다 


그런 고민들에 여러생각이 많던 때에  < 배움의 배신 > 을 만났다 


공부하는 방법은 학교를 다니면서 배우는데 

잘 살아내는 방법은 누구에게 어떻게 배워야 하는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그런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서 배움에 집착하고 있는건 아닐까? 


‘ 배우면 달라지겠지’

‘ 배우면 해결되겠지’

‘ 배우면 알 수 있겠지’ 


막연한 기대감으로 우리의 시간을 배움의 시간속에 잠시 띄워놓는건 아닐까 


작가의 배움의 범위는 실로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제일 특이하다고 생각한건 성우, 대금 수업이었다 

직업을 하지 않을 생각인데 성우수업을 받는다는것이 놀라웠고 

보통 기타,피아노,드럼 등의 악기가 아닌 대금 수업이라니! 


공부법 챕터에는 작가가 배운 다양한 수업들이 나오는데 

모든 수업들이 마치 내가 그 공간에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작가의 현장감있는 표현들이 그렇게 느끼게 만든것 같다 



나는 여전히 매일매일 나의 질서가 흐트러지고 깨지고 부서져 새로운 질서 속에 놓이기를 희망한다. 내가 진짜로 행복을 느끼는 시공간을 알아차리고 그곳을 향해 용기 있게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기를 바란다. 익숙한 일상에서의 안락함보다는 낯선 세계가 주는 불안과 고통, 슬픔과 좌절을 택하기를. 그리하여 과거의 나가 현재의 나를 흔들어 깨우고 현재의 나가 다시 미래의 나를 추동하기를.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도록 밀어내고 다시 밀어내기를 희망한다. 한때는 그저 공부가 최고인 줄 알았던 내가 배움으로 성하고 배움으로 망했다고 여기던 내가, 누구의 삶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삶 속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기를 - P2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울 슈퍼 이야기 걷는사람 에세이 21
황종권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시절 방울슈퍼 집 아들, 지금은 시인이 된 아들이 그 시절을 추억한다 


방울이라는 말을 소리내어서 말해보면 동글거리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긴다 


방울슈퍼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동그랗게 채워준 곳이다. 


8090추억 소환 에세이라는 말처럼 나의 그 시절도 생각이 나서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나는 아주 잠시 완구점 딸인적이 있었기 떄문에 저자가 가졌던 슈퍼집 아들의 


권력(?)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알거 같았다. 


권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그런 기분 말이다. 


무엇보다 그런 추억의 익숙함으로 인한 따스한 느낌을


작가가 무척이나 다정한 문장들로 잘 표현했다. 


읽어보면서 유난히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문장들은 소리내어 읽었다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어떤 문장들은 오랫동안 되뇌였다. 


삶이 글이 되고, 글이 삶이 되는 삶.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 삶에 잠시 동화되는것만 같다 





방울슈펴는  우리모두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자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추억을 자산삼아 평범하게 살아간다는것에 최선을 다하는것. 


우리 모두 마음속에 방울슈퍼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엄마는 삶이란 주어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한 권의 책 같은 사람이 되었다. 주어 없이도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책, 빛나는 문장이 없어도 읽는 내내 마음이 빚을 덜 수 있는 책, 엄마는 어떻게 읽어도 아름다운 책이 되었다. 그리고 엄마라는 책은 사랑의 주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체가 더 중요해 보였다. 사랑의 도착지가 꼭 자신이 아니라도 사랑이 길을 만들고, 마을을 만들고, 세상을 만든다는 걸 잊지 않았다 - P1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지음, 김병욱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예전에 콜레트에 관한 영화가 있다는 걸 잠시 스치듯 보고는 

프리다 칼로의 문학버전인가?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콜레트>영화에서는 윌리와 콜레트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라서 그걸 보고는 디에고와 프리다 칼로가 생각이 났던것 같다. 그런 여자의 삶이 궁금해지는 날이 오면 언젠가 봐야겠다.고 넷플렉스에 찜하기를 해두었다.



 

익숙한 그 이름이 책에 있다. 그녀가 쓴 책을 읽어보기에 나는 아직 그녀가

생경한 단계인데 < 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은 그녀에게로 향하는 길을 안내해준다. 


나는 콜레트를 잘 모르지만 책을 따라 가며 읽다보니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한 그녀의 인생을 마주했다. 그리고는 그 내용을 한 권의 책에 다 담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나처럼 영화를 통해 가벼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콜레트라는 여성에게 빠지게 할 정도는 충분한 책이다. 




“ 내 이름은 클로딘이고, 몽티니에 살고 있다. 1884년 거기에서 태어났지만, 거기에서 죽을 것 같지는 않다.” 


하얀 종이게 적기 시작한 그 글은 파리 문한계의 괴물이 나타났음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영화에서도 책에서도 콜레트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썼음을 여러번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녀는 유령작가로 시작해, 팬터마임 배우, 뮤직홀 연예인, 신문기자, 화장품 사업자, 영화 시나리오 작가, 광고 카피라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아간다. 


작가가 아니라던 그녀는 60여권의 책과 2천 편의 기사를 썼고, 그 공로로 국장의 예우를 받은 프랑스 최초의 여성 작가가 되었다. 삶의 굵직한 사건들마다 그녀는 글을 썼기에 그녀에게 문학이란 삶 그 자체이므로 꾸며낸 문학을 쓰는 작가가가 아니라는 말이지 않았을까.(실제로 그녀는 저널리즘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시대를 앞서가도 인정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시대를 이끌기도 한다. 

분명 그녀는 후자일것이다. 


얼마전 작가의 수입에 대한 대화에서 요즘 시대의 작가는 강의, 유튜브, 기고를 통해서 소득을 꾸려간다고 한다. 물론 책도 당연히 팔고. 

비단 작가뿐이겠는가. N잡러라는 말이 흔한 요즘 1873년에 태어난 그녀의 삶은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여자라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삶이 아닐까. 


P.267

콜레트는 글을 쓸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그저 생계 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매일,천천히,착실히”글을 썼던 거라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는 단어나 구문이 그 시골 날품팔이 일을 하는 여자나 여자 관리인의 접속법 반가과거처럼 그리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글을 쉽게 쓰지 못했고, “붓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쓴다는 게 뭔지 몰랐으며, 또한 쓴 글을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쳤다. 그녀는 1939년에 쓴 글에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어느 작가의 추억”을 이렇게 맺는다. 

”프랑스어는 참 어려운 언어다. 글을 45년째 쓰다 보니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나의 프리다 칼로가 연상된 콜레트를 이야기하자면 


프리다 칼로는 화염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화염안에서 살고 있지만 고통스럽지만 슬며시 미소를 지으면서 

살아남는 사람이다


콜레트는 화염안으로 걸어들어가는 사람이다.

두 주먹 꽉 쥣고 그렇게 내 발로 당당하게 걸어들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 - 삶을 파괴하는 말들에 지지 않기
아라이 유키 지음, 배형은 옮김 / ㅁ(미음)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말에 구원 받는다는 것 >의 첫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표지가 너무 귀엽다! 였다.


흡사 동화책의 사랑스런 표지같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동화책은 


표지부터 속지까지 모두 다 이야기에 포함이다. 하다못해 속지의 색깔까지. 


그래서 처음 이 책의 표지만을 보고는 가벼운 이야기일거라 짐작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들에 의아했으나 

(개인적인 적응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마지막에 되어서야 그 표지가 이해가 됐다. 

( 표지를 정말 잘 뽑은듯!! 책의 내용을 충분히 담았다!) 



작가는 말의 존엄과 언어의 ‘내리쌓이는’ 성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래서일까? 책에 나오는 17가지 테마의 끝에는 결국 다음세대에게 훼손된 말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그 존엄을 우리가 힘써서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에는 많은 포스트잇을 표시할 만큼 흥미롭고 새로운 시선들이 가득했다. 


그 중 몇가지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P.118(제9화 분위기에 지워지는 목소리)

제도보다 분위기의 위력이 더 크면 사람은 분위기에 좌우되어 살아가게 된다. 분위기를 만드는 쪽에 속한 사람은 그래도 딱히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에는 만들어진 분위기 속에서 살아갈 것을 강요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한테 분위기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은 공포스러울 뿐이다. ‘강자가 약자를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대우해도 된다’는 뜻이기 떄문이다. 


P.122(제9화 분위기에 지워지는 목소리)

<<남자들은 장애인 운동에 꿈과 낭만을 걸었고, 여자들은 하루하루의 생활을 걸었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무겁다.


P. 166(제13화 살아가는 데 사양이 필요있을까?)

이 시가 발표되었던 시대에 장애인 돌봄은 주로 가족이 떠맡았다.사회,세상,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가족이 묵묵히 맡는 이야기들이 미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러‘사양’이 돌고 돌아, 쌓이고 쌓여, 장애인 본인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결과적으로 이시에는 자신을 돌보는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 몸부림 치다가 결국 <<나를 미워하십시오>>라고 호소하기에 이르고 만다. 



책에는 특히나 장애인의 권리나 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무래다 작가가 소수자의 자기표현법과 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연구하고 있기때문이리라. 


장애인의 차별이나 권리에 해단 이야기를 우리가 얕게 알고 있지만 


책에서 ‘장애인+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차별안의 또 다른 차별이 존재함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책을 통해서 


또 다른 부분을 알게 되고 의식하게 된 거 같아서 조금더 알아보고 싶다. 


사양한다는건 미덕이 아닐까. 다진 오뎅이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우리는 그것의 의미를 우리의 생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몰랐던 것이다.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함을 너무나 우리의 기준으로 가벼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그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이쪽 편에 있기 때문에.


그렇기에 말따위 좀 정확하지 않고 뭉개지면 어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이 더 중요하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이 간다. 


말을 통해서 정확히 알려져야 하고 같이 공감할 수 있게 되어야 함께 개선과 위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계속해서 머리속에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었다. 


예전 [ kbs 시사적격 프로그램 ‘나는 효녀가 아니다. 청년, 간병 ] 중에서 


“효녀라는 말을 들으면 어때요?”

“그 틀안에 계속 갇혀있어야만 하는거 같아요”

“제가 그래서 찾은 말이 저는 효자가 아니라 시민으로 아버지 돌봐요.라고 말을 했거든요. 효자라는 말로 제가 하는 행동을 돌봄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으면 좋겠어요. 내가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단순히 가족이기 때문에 당연히 하고 있는게 아니에요‘라는 말을 저는 사람들에게 되갚아 줬던 것 같아요” 


이 말을 처음 봤을때, 그래 효녀,효자라는 틀안에서 나름의 괴로움이 있을수 있겠다.고


미루어 짐작했다. 그런데 오랜 간병생활을 한 청년은 자신은 시민으로 아버지를 


돌본다고 한다. 


그 차이가 무엇이 있을까? 라고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돌보는 사람이 나인건 변함이 없는데 왜 그는 효자라는 말 대신에 시민이라는 말로 


자신을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되갚아. 준다고 말을 했을까. 


어렴풋이 짐작만 했던 그 감정을 책을 통해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효자와 시민의 차이가 뭘까. 그 말 하나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 나의 생각은 작가가 


이야기한 ’자기책임‘의 시선으로 나도 모르게 보고 있던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말의 힘은 중요하고도 대단하다. 


효자라고 생각하면 그 일은 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민이라고 생각하면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함께 나누어야 되는 일이 


되어버린다. 적어도 나에게는 효자와 시민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개인적인 


일에서 연대가 필요한 일로 전환이 되는 경계가 되었다. 


많은 이야기를 담았지만 이 책은 우리 함께 살아가자고. 조금 다듬어진 말로 서로를 


찌르지 않고 보듬어 가며 살아가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책의 내용도 의미가 깊었지만 문학자로서의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다. 


P.92(제6화 장애인 시설 살상 사건이 망가뜨린 것)

그래서 자네는 어떻게 할 건데? 자네는 어떻게 하고 싶어? 

중요한 것은 ‘나’라는 ‘작은 주어’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글을 쓰는 일입니다. 글을 계쏙 쓰는 일입니다. 예전에 경종을 울렸다는 것. 경종을 울린 사람들이 있었다는것. 그 역사를 말로 바꾸어 다시 한 번 이 시대에 울려 퍼지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는 내년에도, 후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7월이 오면 사가미하라 사건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함께 이 문제를 생각하고, 이 문제를 놓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계속해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려고 합니다. 


P.183(제14화 ‘서로 입 다물리기’의 연쇄를 끊어야 할 때) 

일단 나는 ‘지금 이 순간 화난 사람, 분노하는 사람, 억울한 사람’을 고립시키지 않는 일부터 하고 싶다. ‘자기 책임’이 ‘사람을 고립시키는 말’이라면 ‘사람을 고립시키지 않는 말’을 찾아 서로 나눠야 한다. 한 사람의 문학자로서 그런 ‘말찾기’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 


P.201(제17화 말이 ‘문학’이 될때) 

내 나름대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해보자면 요컨대 ‘곰인형’같은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무언가가 없다고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생활’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지만, 힘들거나 괴롭거나 외로울 때 살며시 ‘사진을 지탱해 주는 것’이 이 세계에는 있다.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구원받은 느낌을 주는 것. 

그 존재를 믿으려는 마음의 움직임, 그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라는 개인은 그 런것을 ‘문학’으로 여기며, 그런것이 지닌 힘을 해명하고 싶다. 


작가는 반복적으로 문학자로서의 삼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이것은 그가 정말로 사명감을 가지고 글을 써내려가기 떄문에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삶의 태도인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의 대지>중 

그러나 그의 진짜 장점은 거기에 있지 않다. 그의 위대함은 책임을 느낄줄 아는 데 있다. 자신에 대한, 우편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책임감 말이다. 그의 손에 그들의 고통과 기쁨이 있다. 저기,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이룩하는 데 참여해야만 한다는 책임감,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의 한도내에서 인간의 운명에 대해 느끼는 약간의 책임감. 그는 넓은 지평선을 자신의 잎사귀로 덮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대범한 존재에 속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정확히 책임을 지는 것이다.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비참함을 마주했을때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동료들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자신이 쥔 돌을 하나씩 쌓으며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작가의 손에 쥔 돌은 말의 존엄에 대한 것이다. 작은 그 돌 하나 위에 우리가 연대와 


행동을 통해 또 다른 작은 돌 하나를 얹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학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하게 되는 수 많은 말들은 우리 다음 세대까지 염두해 두지 않아도 우리에게 


결국 돌아오게 된다. 재해라는 것이, 사고라는 것이 그러하듯이 지금 내가 머물지 


않은 상태일뿐, 누구라도 언제든이 그 상황에 있을수 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 부디 모두에게 그런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조금만 더 존엄한 말을 사용하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는 시작은 


그런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져 가는 음식들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자연에 관한 이야기
댄 살라디노 지음, 김병화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라져가는 음식들>에서는 야생, 곡물, 채소, 육류, 해산물, 과일, 치즈, 알코올, 차, 후식 총 10가지 분야를 선정하고 그 분야별로 2-4가지 정도의 실제 사례를 들어 우리에게 사라져가는 음식들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 사라져 가는 음식들>에서는 효율과 식량의 확대를 위해서 우린 다양성을 잃어버렸다 이야기한다. 


원래 존재하던 지형과 기후에 잘 적응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들이 아닌, 수확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품종들만이 존재하게 되었다. 자연적인 변화와 진화가 아니라 인간들의 이익을 위해 변화,확대 시킨 품종만이 단일적으로 살아남게 되는것이다.


식물,동물,땅에 있는것, 바다에 있는것 할 것 없이 단일품종이 가져오게 되는 무서움은 공통적으로 어떠한 질병에 노출될 경우 말 그대로 폭망이라는 것이다. 

원래 존재했던 수 많은 품종들은 같은 종류의 식물,동물이라 할지라도 자연환경에서 가장 유리하게 스스로를 변화시켜서 다양성을 유지해왔다. 그렇게 질병에도 방어를 하며 진화했으나 단일품종을 죽일수 있게 된 것은 하나의 질병이면 충분하게 되는것이다



 세월동안 자연의 선택으로 인해 자리를 지켜온것들이 인간의 선택으로 인해 선별된다 인공적인 선별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오게 되는걸까

 세월동안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었던것이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가 마주하게  것은 무엇일까

사라져가는 음식들은 바로 그런 이야기다 


이 사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조급해졌다. 


모든 내용들이 각각의 의미로 흥미롭기 떄문에 이번 리뷰에는 간단하게 처음과 끝에 나와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첫 장의 야생파트에서 첫번째 이야기는 ‘하드자 꿀’이다. 





p.47 

꼬리에 한 줄기 흰색 깃털이 있는 그 새는 평범하고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사냥꾼이 휘파람을 몇 구절 더 불자 대단히 특별한 존재임이 드러났다. 시그와지의 휘파람에 “야크-에크-에크-에크”라고 응답한 것이다. 거래가 성사되었다는 신호였다. 새는 사냥꾼을 거대한 바오바브나무 가지 사이에 숨겨져 있는 꿀로 인도해주기로 합의했다. (중략) 수렵채집인이 바오바브의 높은 가지에 숨겨진 벌집을 찾으려면 나무 하나하나를 수색해야 해서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벌꿀길잡이새의 도움을 받으면 그 몇 분의 1의 시간 안에 성공할 수 있다. ’신호자‘라는 이 새의 학명은 그 재능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어쨌든 수십만 년 동안 인간과 벌꿀길잡이새라는 두 종족은 각자의 서로 다른 기량을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새는 벌집을 찾을순 있지만, 밀랍을 얻으려다가 벌에 쏘여 죽는다. 인간은 둥지를 찾아내지 못해 애를 먹지만 ,연기를 피워 벌을 완전히 진압할 수 있따. 이 둘의 거래는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에 맺어진 가장 복잡하고 생산적인 파트너십이다. 


이토록 신비하고 아름다운 파트너라니. 정말 신기해서 구글에서 얼마나 찾아봤는지 책을 읽다가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시작부터 신이났다. 


마지막 장 후식 파트에서 마지막은 ‘크리오요 카카오’ 이야기다 




p.535


마리아 페르난다 디히아코베는(Maria Fernanda Di Giacobbe)는 레스토랑의 주인이자 요리사였지만, 경제가 붕괴하면서 활동가로 다시 태어났다. 그녀는 동료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위기에는 해답이 있다고, 국가가 자부심을 되찾도록 도와줄 일을 할 기회라고 말했다. 디히아코베의 해답은 초콜릿,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베네수엘라의 희귀하고 귀중한 카카오인 크리오요에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베네수엘라는 원유에 정신이 팔려 카카오의 근대화 과정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해서 세계에서 가장 심한 위기에 처했던 크리오요가 이곳에서는 살아남을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와 하드자족의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넘으면 안되는, 그 것을 넘으면 너무 많이 빼앗게 되는 선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귀국후 하드자족의 자리를 채워준건 그의 친구이다. 


p.554

나는 우리가 수렵채집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는 자연과의 관계를 되찾음으로써 이익을 얻을수 있어요.  (중략) “야생 식량을 찾으러 나가면 가끔 자신이 하드자족인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까?” 내가 그에게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그들이 가진 뿌리, 수천 년간 단절되지 않고 이어진 그 문화가 없으니 절대로 그럴순 없지요. 하지만 내가 침입자로서 그 세계에 들어가는 게 아닌 줄은 압니다. 나도 그곳에 속해 있으니까요. 당신도 그렇고…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무엇을 먹을지 결정을 내릴 떄 부딪히는 자연의 한계를 더 잘 감지할 필요가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미래 세대의 삶이 거기에 달려있다. 우리는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식하는 법을 배워야하고, 그것이 존재하는 줄 알게 되면 그것을 지키는 데도 힘을 보태야 한다. 




< 사라져 가는 음식들 > 을 읽다보면 사라져가고 있게 된 이유, 현재 상황, 앞으로의 방향을 보게 되면 음식의 다양성이 쇠퇴하고 그토록 많은 음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키고 복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들의 가까이에 있는사람들이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사라져가는것들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농부부족민요리사,작가, 어부, 분야별 연구원 등등 


모두다 사라져가는것들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있어서 추억이 있거나학문적인 가치를  알고있어서, 혹은 사라져가게 되면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환경과 생태의 조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 사라져가게 두면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어느 한 작가는 이야기한다. 레이철 카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대중들에게 인간이 자연에 해를 끼친다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하여 1940년대에 사과 재배자들이 과수원에서 자라는 나방 애벌레를 죽이려고 쓴 DDT를 금지시킬수 있었다. 


그녀의 과학적 전문성과 탁원한 이야기 구성력으로 대중을 ‘관계자’로 변화시킬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읽어야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연구자가, 개발자가, 식탁을 차리는 주부가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읽고 이해하고 그 심각성을 우리가 인지하게 된다면 결국엔 행동할게 될 것이다. 책으로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 레이철 카슨처럼.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기에 책의 모든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음식책들의 백과사전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이제껏 어떤 책보다 책 뒤의 주석과 더 읽을꺼리를 이렇게 열심히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길것이다. 멸종동물처럼 이제 우리는 사라져가는 음식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