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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 ㅣ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지음, 김병욱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7월
평점 :
아주 예전에 콜레트에 관한 영화가 있다는 걸 잠시 스치듯 보고는
프리다 칼로의 문학버전인가?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콜레트>영화에서는 윌리와 콜레트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라서 그걸 보고는 디에고와 프리다 칼로가 생각이 났던것 같다. 그런 여자의 삶이 궁금해지는 날이 오면 언젠가 봐야겠다.고 넷플렉스에 찜하기를 해두었다.

익숙한 그 이름이 책에 있다. 그녀가 쓴 책을 읽어보기에 나는 아직 그녀가
생경한 단계인데 < 콜레트와 함께하는 여름>은 그녀에게로 향하는 길을 안내해준다.
나는 콜레트를 잘 모르지만 책을 따라 가며 읽다보니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한 그녀의 인생을 마주했다. 그리고는 그 내용을 한 권의 책에 다 담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나처럼 영화를 통해 가벼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콜레트라는 여성에게 빠지게 할 정도는 충분한 책이다.
“ 내 이름은 클로딘이고, 몽티니에 살고 있다. 1884년 거기에서 태어났지만, 거기에서 죽을 것 같지는 않다.”
하얀 종이게 적기 시작한 그 글은 파리 문한계의 괴물이 나타났음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영화에서도 책에서도 콜레트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썼음을 여러번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녀는 유령작가로 시작해, 팬터마임 배우, 뮤직홀 연예인, 신문기자, 화장품 사업자, 영화 시나리오 작가, 광고 카피라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아간다.
작가가 아니라던 그녀는 60여권의 책과 2천 편의 기사를 썼고, 그 공로로 국장의 예우를 받은 프랑스 최초의 여성 작가가 되었다. 삶의 굵직한 사건들마다 그녀는 글을 썼기에 그녀에게 문학이란 삶 그 자체이므로 꾸며낸 문학을 쓰는 작가가가 아니라는 말이지 않았을까.(실제로 그녀는 저널리즘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시대를 앞서가도 인정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시대를 이끌기도 한다.
분명 그녀는 후자일것이다.
얼마전 작가의 수입에 대한 대화에서 요즘 시대의 작가는 강의, 유튜브, 기고를 통해서 소득을 꾸려간다고 한다. 물론 책도 당연히 팔고.
비단 작가뿐이겠는가. N잡러라는 말이 흔한 요즘 1873년에 태어난 그녀의 삶은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여자라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삶이 아닐까.
P.267
콜레트는 글을 쓸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그저 생계 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매일,천천히,착실히”글을 썼던 거라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는 단어나 구문이 그 시골 날품팔이 일을 하는 여자나 여자 관리인의 접속법 반가과거처럼 그리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글을 쉽게 쓰지 못했고, “붓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쓴다는 게 뭔지 몰랐으며, 또한 쓴 글을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쳤다. 그녀는 1939년에 쓴 글에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어느 작가의 추억”을 이렇게 맺는다.
”프랑스어는 참 어려운 언어다. 글을 45년째 쓰다 보니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나의 프리다 칼로가 연상된 콜레트를 이야기하자면
프리다 칼로는 화염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화염안에서 살고 있지만 고통스럽지만 슬며시 미소를 지으면서
살아남는 사람이다
콜레트는 화염안으로 걸어들어가는 사람이다.
두 주먹 꽉 쥣고 그렇게 내 발로 당당하게 걸어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