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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부터 90세까지, 현명하게 돈 쓰는 법 - 돈 모으다 늙고, 아끼다 죽을 건가요?
오에 히데키 지음, 김진희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6년 7월
평점 :

스마트비즈니스에서 출간된 오에 히데키의 <60세부터 90세까지, 현명하게 돈 쓰는 법>은 자산 축적의 패러다임에 갇힌 현대 재테크 열풍에 날카로운 화두를 던지는 명저다. 저자는 은퇴 자산 관리의 본질이 자산의 외형적 확장에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는 "연소득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수입과 지출을 조절하는 일"이라 설파하는데, 이는 외부 거시경제 환경에 지배받는 소득 증대보다 개인이 주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지출 제어'가 훨씬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노후 대책이라는 경제학적 통찰에 기반한다.
본 도서에서 가장 강력한 역설을 보여주는 문장은 바로 인류가 "죽을 때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다. 이 서늘한 문장 앞에서 독자는 수단의 목적화, 즉 돈을 모으는 행위 자체에 함몰되어 정작 자산의 궁극적 효용인 가치 있는 소비와 배분을 망각하고 있었던 스스로의 인지 오류를 직시하게 된다. 자본의 축적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의 현명한 소비 설계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시키는 대목이다.

저자는 생의 후반기에 도달했을 때 최종적으로 궤적을 남기는 것은 화폐 자산이 아닌 경험적 기억과 추억임을 강조한다. 화폐의 무분별한 맹신에서 벗어나 삶의 가치를 높이는 무형의 자산, 즉 추억에 자본을 투입하라는 명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그간 자본의 부족을 핑계 삼아 자아실현의 기회와 경험적 가치를 외면해 왔던 삶의 태도를 통렬히 반성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보낸 추억이야말로, 인생의 마지막을 떠날 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닐까. 웰다잉과 웰스펜딩의 본질을 꿰뚫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