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되지 않은 2:40분짜리의 벌새가 보고싶다.

벌새 - 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
김보라 쓰고 엮음, 김원영, 남다은, 정희진, 최은영, 앨리슨 벡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책은 영화에서 친절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차근차근 짚어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조금은 무심했던 영상과는 다르게 책은 은희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게 해줘 남자인 나도 좀 더 집중하며 은희에게 공감하게 됐다.

 또 책 속엔 영상에서는 보지 못했던 영지와  은희의 남자친구, 그리고 은희 언니의 감정을 더 잘 알 수 있어 좋았는데, 영화에서 편집 됐던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씬을 책에서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부모의 가르침은 큰딸에게, 그 큰딸이 막내 딸에게 세습되듯 보여지는 거 같아 인상적이었다. 

 부족한 의식과 군대식 사회가 부실한 세계를 만들고 거기에 죽어가는 건 영지 같은 사람들이니 남는 건 부실한 다리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 뿐이다,

 책을 보고 영화를 한번 더 봤지만 영화보단 책이 더 친절하다. 그래서 더 은희를 잘 알 수 있다. 뒤쪽에 벡델과 감독의 대화를 읽고 벡델 테스트가 있는 걸 처음 알았다. 테스트 방식은 간단하고 부족함 감이 많아 테스트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그럼에도 통과된 한국영화가 많지 않다는 게 웃픈점이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