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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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함께 결정하고 함께 사유했으며 함께 죽었다.
어느 한 쪽 희생이 강요되거나 의존적인 치우침 없는, 각각의 개인을 잃지 않은 둘이 곧 하나였다.
지난 날 나의 사랑 고백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지금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 말 할 자격이 있겠는가.

-메모-
내가 겪은 것들, 우리가 함께 겪은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당신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나는 결혼을 부르주아 계급의 재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에서 연유하는 것인 만큼 가장 비사회적인 부분들을 통해 두 사람이 연결되는 것인데도, 그 관계를 사회화하고 법적으로 문서화하는 것이 결혼이라 생각했던 거지요.

당신은 내 삶에 온 정성을 쏟으면서도 당신만의 모임이 있었고 또 당신만의 삶이 있었습니다.

‘케이’로 불리는 당신. ‘당신’을 내게 줌으로써 ‘나’를 내게 준 사람에게.

기계는 인간을 해방시키기는커녕 인간이 자율적으로 행동할 공간을 제한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과 의식을 결정해버렸다.
인간을 위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온갖 서비스의 전문화는 인간을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결정하고 충족시키는 능력을 퇴화시켰다. 우리는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직업들’에 종속 되었다.

당신을 화장하는 곳에 나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재가 든 납골함을 받아들지 않을 겁니다.
우리 둘 다,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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