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만나 아무리 반가워도 그렇지, 울 것까지야 없잖아? 이토가농담하듯 가볍게 말했다. 동시에 그는 옥희가 얼마나 야위고 앙상해졌는지 가늠하고 있었다. 올린 머리 뭉치에서 비어져 나온 머리칼한 타래가 옥희의 목덜미에 축 늘어져 있었다. 마치 과거의 옥희, 그젊고 화사했던 여자가 빠져나가고 남은 허물 같았다. "자, 어쩐 일이야? 어디 가던 길이었나?"옥희는 고개를 저었다. 508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