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1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달의 첫 느낌은 말 그대로 ‘동화’였다. 소설은 남자 친구와 이별하고 키우던 고양이와도 이별을 겪은 한 사람이 고양이달을 눈에 품은 소녀와 이별한 노아와 만나며 ‘이별’이라는 주제로 살짝 슬프게 시작하지만, 곧 전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이 소개되면서 순식간에 밝은 동화적 분위기로 변했다. 벽에 그리면 뭐든지 실제로 나타나는 노아의 고향별, 바라별의 모습이나 무지개 색으로 이루어진 아리별, 머리가 셋인 고양이 아리의 모습 혹은 거인족과 엄지족의 관계는 신선하면서도 귀엽게 다가왔다. 특히 책이 조금 두꺼운 만큼 귀여운 그림들로 섬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삽화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치 반지의 제왕 속 세계에 열광하듯이 <고양이달>만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어 있었다.

  

    <고양이달>에는 상당히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노아가 처음 아리별에 도착했을 때 가족으로 받아준 린, 링고, 그들이 입양한 여우 아이인 핀, 빅, 스몰, 미스터앵, 거인족, 엄지족, 깨마, 구름아이 등등 1권에만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지 다 손에 꼽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 간의 관계와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책을 읽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실제로 겪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평소에 나만 겪는 줄 알았던 마음의 갈등과 사랑하는 친구, 연인이었음에도 틀어지는 관계들이 여러 이야기와 캐릭터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고양이달>의 이런 부분에서 재미와 묘한 위안을 동시에 얻은 것 같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현실 때문에 힘들 때, 아리별 세계에서 아리와 노아 같은 동화적 캐릭터들과 놀며 잠시 벗어날 수 있으면서도 묘하게 현실 관계의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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