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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건축주 - 땅과 공간에 관한 어느 건축가의 이야기
윤우영 지음 / 이데아 / 2025년 1월
평점 :
이 책은 피니쉬가 긴 와인 같았다. 챕터 하나하나를 읽어갈수록 여운이 더 깊어진다. 모든 건축책과 달리 이 책은 현실적이고 솔직하고 투명하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따라 배우며 저자를 읽었다.
단독주택, 아파트, 다세대빌라, 병원, 호텔, 생명단지, 교회, 공장까지, 너무나 다른 프로젝트들이지만, 오직 유일한 “그” 땅이 가진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그것도 건축가의 땅에 대한, 건축에 대한 태도, 건축주의 수익과 (장기적으로) 좋은 건축물 둘 다를 위한 솔루션을 찾아가는 여정과 배움은, 저자의 표현처럼 “고통스럽고 찬란“하게 느껴졌다.
모든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는 땅의 소리를 듣고, 극복하기 어려운 땅의 숙제를 마치 수학공식을 풀듯 (읽다보면 머릿속에 큐빅이 맞춰지며 날아다닌다) 해결책을 찾아낸다. 다만 문제는 대부분 뜻밖에 설계도면 밖에서 이뤄진다.
(21마음만은) 건축주들의 필독서가 될 것 같다. 장기적으로 좋은 건축물이란 어떤 것일까? 건축주와 건축가, 시공사, 시행사, 인테리어,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는 프로젝트에 대한 인사이트가 참 깊다. 가르치지 않고 독자가 발견하도록 돕는다.
세상에 많은 건축 책이 있었지만 이런 책은 없었다. 책을 덮고 나면 저자를 응원하는 마음이 남는다. 아마도 세상의 중력과 타협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서 신념을 지키며 살고 싶은 “나”자신에 대한 응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