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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의 시간 -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
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평점 :
가장 성공적인 COVID-19 백신인 화이저/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의 mRNA 백신이 탄생할 수 있었던 생화학적 구조/조건을 찾아내고 실물 백신의 개발을 이끌어 낸 카탈린 커리코가 자신의 과학 여정을 직접 소개한 자서전으로 5년 동안의, 교수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인 연구 조교수(research assistance professor) 자리를 포함해 58세(2013년)의 나이까지 정년보장(tenure) 교수가 되지 못하고 내내 연구원 지위로 근무하다가 결국 대학교 연구원 자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으며 2010년을 넘기고 나서야 소수의 연구진이 약간의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결국 코로나-19 발병 후인 2020년(65세)이 되어서 자신의 과학적 공로를 인정받는,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과정을 직접 서술한 책으로 과학자/인간 승리의 모범을 보여준다.
책은 매우 매끄럽게 읽힌다. 특히, 번역이 매우 빼어난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한국어 표현이 있어야 할 이곳저곳에 등장하는데 원본에 그런 표현이 있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지만 번역자가 우리말로 완전히, 제대로 번역했다는 느낌을 여러 곳에서 받을 수 있었다.
책 본문도 술술 읽히는데 과학자인 저자가 이렇게 글재주(표현하는 방식, 선택한 단어들)도 있나 할 정도로 빼어난데 이 빼어남이 '혹시 이 책 교정을 본 사람이 많이 도와준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실제 조력자가 있었을 거라 생각함. 커리코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 전체에서 과학 이야기가 차지하는 분량이 적다는 것인데 책의 절반에 해당하는 180쪽 근처까지에 어릴 때부터 30세까지의 헝가리에서의 개인 생활을 비교적 상세히 적었는데 너무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180쪽 이후에야 커리코의 과학적 성취인 mRNA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들 지면에도 과학적 내용 뿐 아니라 개인사적인 이야기가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과학적 이야기가 보다 많이, 보다 상세히 있었으면 좋았는데 하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