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세계 - 인간 우주의 신경생물학적 기원
미겔 니코렐리스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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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올림픽 축구 개막식에서 하반신 마비 환자가 축구 시축을 한다. 뇌 신경 과학자와 그를 돕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로봇 공학자, 신경 과학자, 재활치료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여 이루어낸 성과였다. 인간의 뇌가 기계와 연결되어 마법처럼 인간의 생각만으로 무생명체를 움직이게 했다. 연구를 이끌었던 듀크 대학교의 신경생물학 교수인 저자 미켈 니코렐리스는'뇌와 세계'를 통해 뇌의 탄생부터 진화, 생물학적 작동 원리, 우주론적 뇌 이론 등을 설명한다.

아울러 사회적 관점에서 공동체가 집단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국가, 민족, 사회 등 추상적 개념을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이유로 '브레인 넷'이라는 가설을 내세운다. 인간의 뇌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상호 교감 작용을 통하여 목적 달성의 보상을 위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다른 생명체들과 다르게 인간은 뇌의 결합으로 사회적 행동을 만들고, 새로운 보상을 찾아 미래를 생각하고 행동한다. 현실과 실존하지 않는 미래 사이에서 공동체와 추상적인 개념들을 공유하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행동한다.

이 책에서 놀라운 것은 저자가 수 십 년 동안 몸담았던 신경생물학 분야에 대한 과학적 접근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편협한 기대감은 빼앗긴 일자리와 부의 쏠림에 의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육, 의료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인류의 본성을 침해하는 아찔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돈과 결탁한 인공지능은 사회적 판단 기준을 경제적 가치로만 여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은 무시되고 기계를 위한 무가치한 판단 기준이 우리의 미래를 불확실성이 가득한 곳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가치판단 기준을 이익의 여부만으로 판단하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은 부의 양극화를 심화 시킬 것이 분명할 것이고, 인공지능이 기업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된다면 기업의 생산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도 그만큼 줄게 되어 결국 기업과 사회가 공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 문장 안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는 저자의 의도 때문에 몇 번을 되감기 하면서 읽다 보니 책 읽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었다. 칸트의 문장처럼 난해하여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자신의 논리를 독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수 십 년을 준비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생명과학, 신경학, 역사, 사회, 정치 등 다양성이 책 전반에 담겨있다. 문단을 이해하기도 어려워 행간이 길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장의 연속성은 책을 쉽사리 내려놓을 수 없게 하였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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