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구 : 흙의 장벽 1~2 - 전2권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마리즈 콩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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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일은 세계를 넓히는 일이다. 그 가운데서도 소설은 흥미와 함께 가본 적도 없는 시대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세구 : 흙의 장벽》은 18세기 세구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세구는 지금의 서아프리카 말리에 자리했던 나라로 흙의 장벽이라는 부제에서도 보이듯 우리에게는 이국적인 배경을 선사한다. 이 이국적인 배경과 신비롭고 주술적인 기술이 통용되는 사회와 종교 순례길이라는 주요 서사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를 생각하게 한다.

소설이 시작하는 1797년은 찾아보니 우리나라의 조선 정조 대에 해당하는 시대다. 익숙한 시대를 염두에 두고 읽으니 이 소설 속 낯선 지명과 인명에서 오는 거리감이 낮아지는 기분이다. 외부 종교의 유입으로 벌어지는 토착인 사이의 갈등과 유럽 열강을 중심으로 한 식민지 건설을 통한 세계 진출 등 굵직한 세계사의 흐름이 이 이야기를 친숙하게 읽게 한 덕이다. 이 역사적 흐름이 인류 보편의 서사와 이를 통한 공감을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권력을 향한 정치적 견제와 경쟁과 암투를 생각하면 사람 사는 곳은 어딜 가나 다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고...

독해가 용이하고 접근하기도 쉬워 주로 한국 문학, 그 가운데서도 단편을 주로 읽는다. 일상에서 드러나는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작품이 취향이기도 하고. 《세구 : 흙의 장벽》 같은 작품은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작품이기도 한데 은행나무 에세 서포터 활동 덕에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등장인물이나 지역이나 사물의 이름이 좀 낯선 점만 빼면 문장도 술술 잘 읽히는 편이었고. 읽으면서 번역에 대한 생각을 딱히 하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우리 글에 맞게 번역이 잘 된 게 아닌가 싶다. 번역에 대해 말을 얹을 정도로 내가 뭘 아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물 관계도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는데 책 끝장에 실려있었다.. 세구 주변 지역과 주인공의 여정을 표시한 지도도 끝장에 같이 실려있었다. 이런 거 대부분 책 앞쪽에 실지 않나... 왜 끝에 실었을까. 책을 다 읽었을 때 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게 끝에 실었을까.

1, 2권으로 나눠서 나왔는데 판권 면을 보니 같은 작품이다. 찾아보니 《세구 : 흙의 부스러기》 쯤 되는 제목으로 후속편이 따로 나온 듯하다. 《세구 : 흙의 장벽》을 한 권에 내기에 분량과 가격 문제로 두 권으로 나눠 내지 않았을까 싶다. 두 권 분량은 다른 데도 가격이 같은 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후속편도 번역이 되면 좋겠다. 에세 올해 출간 목록은 다 정해져서 당장은 기대할 수 없겠지만.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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