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Paperback) -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원서
마크 해던 지음 / Vintage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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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think prime numbers are like life. They are very logical but you could never work out the rules, even if you spent all your time thinking about them. - 12p 中

  이태원이란 곳을 거의 가지 않지만 몇달 전에 영어 공부를 더 하겠다는 신념으로 간적이 있었다. 그곳엔 애비북스(주인은 부부인데, 남편은 외국인이고 부인은 한국인이다. 그 사이에 난 딸인지 아들인지, 그 꼬마의 이름이 애비 였던 것 같다)라는 곳이 있는데, 원서 헌책방이긴 하지만 새책도 간간이 있다. 잡지에서 정보를 얻고 찾아가긴 했었는데, 멀뚱히 구경만 했다. 도대체 무얼 봐야 하는가, 라고. 그러다가 용기를 내서 부인에게 물어봤더니, 진작에 물어보지 그랬냐면서 마구마구 추천해준다. 외국인교수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원서를 보는데 처음부터 어려운거 잡는다고 영어공부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우선은 재미가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한권 한권 읽다 보면 영어 문장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고 그때부터 영어가 점점 익숙해 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빨리 넘어가면서 쉬운것 부터 달라고 했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줬었다. 이거 말고도 몇권 사긴 했지만, 사실 아직까지 다 읽지 못했다. 이 책도 2번이나 손놓았다가 다시 잡아서 드디어 다 봤다. 원서라는 걸 제대로 다 봤을 때의 그 뿌듯함은 한글책 열권 읽은 것 만큼의 감정이다. 어쨌든, 드디어 한권, 끝낸 것이다.

  이 책을 검색해보면 '쉽다' 라고 누구나 얘기한다. 주인공도 '꼬마아이'이기 때문에 말도 정말 쉽게 한다. 그러나, 가끔 어려운 단어가 나오긴 한다. 그것은 외국인 스스로도 익숙치 못한 단어이기 때문에 찾아봐야 할 단어이기 때문에, 영어 공부 조금이라도 했다, 하는 사람은 쉽게 쉽게 넘어 갈 수 있다. 엄청난 감동이라거나, 큰 교훈을 얻기 보다는, 정말 재미로 본다면 너무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제목처럼 죽어버린 개를 발견하고, 그것을 누가 죽였을까를 따라가다가, 자기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는, 어쩌면 추리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 꼬마는 자폐증이지만, 머리는 뛰어나서 과학에 큰 재능이 있다. 중간 중간에 설명하는 지식과 사고방식은 놀라울 정도다.

  꼬마가 주인공인 책을 많이 읽어 보진 않았지만, 대부분이 천재이거나 머리가 뛰어나다, 나이에 비해서. 그것은 어쩔수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는 사람은 어른이고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읽는 대상도 다양한데 그것을 맞추기 위해선 무조건 적으로 어린애 말장난만 나열할 수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자폐증이지만, 명석한 두뇌를 가진 주인공을 삼았던 건 아닐까. 어쨌든, 그런건 젖혀두고라도, 즐기만하다. 그런데 수학을 좋아하는 나 이지만, 그것을 영어로 풀어쓰니까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더라. 이 책도 번역이 된걸로 아는데(표지는 정말 실망할 정도) 그걸로 몇몇 부분은 다시 봐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잡지를 보다가 이런 글이 생각났다. 그 글 쓴 사람은 외국 서적과 한국의 출판사를 연결시켜줘서 책을 번역해서 소개하려고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 하는 말이 그런 일을 하다 보면 책을 제대로 한권 읽지를 못한단다. 그러면서 또, 외국에 너무나 좋은 책들이 많은데 그것을 다 번역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단다. 그 때 느꼈다. 나도 그런 책을 찾아봐야 겠다고, 그러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가 필요하지 않겠냐, 라는 다짐도. 또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많은 출판사들도 역시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에선 벗어날 수는 없구나, 라는 것. 좋은 책도 중요하지만 팔리는 책도 많이 중요하다 라는 것. 좋은 책을 찾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문제긴 하지만. 

  내가 말할 자격은 안되겠지만, 우선 원서는 재미다. 그리고 번역된 것을 한번 읽고 봐도 괜찮다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것 다음으로 선택한 책이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다. 바로, 내가 작년에 너무나도 좋게 읽었던 <엄청나게 시끄러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다. 오늘도 좀 보긴 했는데,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역시 이걸 선택한 이유도 주인공이 소년이기 때문에 말이 쉬울꺼라는 예상에. 어쨌든 원서는 2주에 한권 정도면 난 충분하다. 다시 분발.

 

  내용과 관계 없는 말이지만, 자폐증은 그렇게 희귀한 병은 아닌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 자식이 그렇게 되었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글의 부모처럼 될것인가, 라는 고민을 잠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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