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북녘은 나비도 다르나요 - 나비 박사 이승모 우리 인물 이야기 23
이상권 지음, 신민재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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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친구들과 엄마들 사이에서 일명 '곤충박사'로 통한다.

길을 가다 낯선 곤충들을 만나거나, 여행지에서 처음 보는 희귀한 곤충들을 보면

최소한 사진이라도 찍어와서는 우리 아들에게 곤충의 정체를 물어볼 정도다.

그 중에서도 나비에 대한 관심은 남달라 나비가 있는 곳에서는 나비의 움직임을

관찰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비박사 석주명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이승모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우리나라에 석주명 박사 외에 나비에 대한 이토록 자세하고 애정어린

관찰을 한 인물이 있는 줄 몰랐던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승모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벌거지'(벌레)만 쫓아다니던 못말리던 벌거지박사였다고 한다.

이런 점은 우리 아이와도 똑같아 할아버지의 어린시절이 남다르지 않게 다가왔다.

고향이 북녘땅인 할아버지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곤충에 대한 변치 않는 관심으로 김일성대학교 농과대학에 입학해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북녘땅 곳곳에 사는 나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다. 하지만 얼마 후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남쪽으로 피난을 오게 되셨고, 남녘땅을 제2의 고향 삼아 살아가게 되었다.

그 힘든 시절을 버티게 해준 힘은 남녘땅의 나비들이었다. 그때부터 고향을 잃은 아픔을 나비에게 더욱 쏟은

이승모 할아버지는 남과 북의 나비에 대한 연구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이승모 할아버지는 2년전인가 아이와 함께 체험여행을 다녀온 바 있는

함평나비축제와도 연관된 인물이다. 나비축제를 열고 싶어하는 함평군 사람들을 위해

나비 기르는 법과 나비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가르쳐주었고,

축제의 성공을 비는 마음으로 그 동안 모아온 곤충 표본 5만여 점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평생에 걸친 나비 사랑을 담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나비에 대한 정보들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비들의 모습과 자세한 설명들도

아이가 집중해서 보던 부분이다.

옆에서 들려주듯 정겨운 문체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책의 소득은 이승모라는 나비박사 한 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곤충을 사랑하는 아이에게 이승모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매우 긍정적인 양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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