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 - 욕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시로앤마로 지음 / 팩토리나인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V에서나 SNS을 통해서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구 오구 귀여워라! 하며 한참을 구경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움에 마음을 홀딱 빼앗아 가는 생명체! 댕댕이와 야옹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있어서 잘 안다. 그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하지만 몇 번의 이별을 겪고 나니 더 이상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랜선 집사로 만족하고 있다. 책이든 SNS든 가리지 않고, 발견하면 하트와 꿀 떨어지는 눈이 되고야 만다. 시바 욕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를 발견하고, 이것은 운명이야!라며 억지 운명론을 펼쳤다!
길고 긴 책 태기를 탈출하기로 새해 목표를 세우고 2018년 첫 책으로 읽었던 게 시바견 곤 이야기 1,2였다. 사실 그전까진 시바견을 잘 알지 못했는데 아! 진짜 개구쟁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과 말랑거릴 것 같은 양 볼살에 심쿵 저격을 당했는데, 시로와 마로에게 두 번째 심쿵 저격을 당하게 되었다.


시로앤마로
시로앤마로, 유쾌한 일상을 드리는 시로와 마로 입니다.
shiroandmaro.com

아, 들어가면 저절로 시바 비용이 발생한다는 그곳! 나만 알 수 없지! 점점 담아놓은 바구니 수량이 늘어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시바 욕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에 등장하는 귀여운 시로와 마로는 시바견을 똑 닮아 말랑말랑 인절미 같은 볼살을 가진 심쿵유발견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이 사실 유기견이었다니, 전 주인에게 못 받은 사랑을 이렇게 많이 받는가 보다 싶었다.
유기견에서 따뜻한 사랑을 받는 반려견으로 태어난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재탄생하게 된 시로와 마로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유쾌함과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다. 직장, 연애,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과 무덤덤함이 문득문득 찾아올 때, 그 순간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시바! 이 책을 들어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면, 금세 미소를 되찾을 수 있는 책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랑스러움과 잔망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으니 심장 조심!

시바 짤, 짧은 점심시간에도 충분히 힐링 할 수 있는 컬러링 엽서, 거기에 아까워 어디 붙이지도 못하고 있는 스티커!
진정 붙이고, 칠하고, 꾸미는 말대로 시바 종합선물 세트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가끔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움으로 무장된 단순함에 몸과 마음을 맡겨도 괜찮다. 바라만 봐도 엄마 미소가 절로 장착되는 시로와 마로의 유쾌한 일상에 푹 빠져 아무 걱정도, 아무 생각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런 시간들도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옹아, 내가 집사라도 괜찮을까? - 고양이 입양고사
마담툰 지음 / 네오카툰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선인장 하나 제대로 살려본 적이 없어요.
이런 제가 과연 고양이를 키울 수 있을까요?

요즘 같은 휴가철엔 이런저런 핑계로 길가에 버려지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더 많아진다는 기사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렇게 주인에게 버림받은 동물들은 길거리를 떠돌며 길거리 생활을 하거나, 보호소에서 새 주인을 기다린다. 정말 다행히 새 주인을 만나게 되면 좋으려만 많은 동물들이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안락사를 시행 날짜가 다가오는 것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버린다고 한다.
사람의 무책임과 이기심이 낳은 결과를 왜 아무것도 모르는 생명들이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유기 : 내다 버림> 강아지나 고양이 등 생명이 있는 무언가와 함께 한다는 건 끝까지 그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길냥이(길고양이), 유기묘의 문제도 확, 꼬집어 주면서 귀여운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는 야옹아! 내가 집사라도 괜찮을까?
고양이와의 첫 만남 에티켓부터 강아지와는 다르다. 낮은 자세로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고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뜨는 눈 키스, 고양이 인사라고 부르는 행위로 먼저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하는 마음을 전한다. 청각이 발달했기 때문에 너무 소란스러우면 싫어하고 작고 느긋한 목소리와 말투를 좋아한다고 한다. 고양이를 보면 느껴지는 느긋함과 의연함은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이구나 싶었다.
마캉, 꾹꾹이, 우다다, 그루밍 같은 고양이의 행동에 대한 설명,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들, 길고양이를 돌보는 방법, 고양이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고양이의 언어 등 기본적인 상식들도 중간중간 유용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다. 랜선 집사를 자처하므로 언제 어느 때 만난다 해도 당황하지 않게 이 정도 기본 상식은 알고 있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 입양 고사
고양이와 산다는 것, 생명을 책임진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아야 고양이와 함께 지낼 자격이 있는 거라며 미래가 낸 아이디어! 요즘 단순한 호기심이나 순간의 사랑스러움에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시험이 생겨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애정 하는 만큼 관심이 가는 거니깐! 쉽게 키울 수 없어야 쉽게 결정하지 않을 테니깐 말이다.


보면서 화가 났던 장면이 있었는데, 말 못 하는 짐승들을 상대로 어쩜 저렇게 잔인해질 수 있는 건지! 거기에 왜 나쁜 사람들은 하나같이 없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 양심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고, 죄책감도 없고, 없어도 될 당당함과 뻔뻔함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법은 동물을 한 생명으로 보기보다는 소유물로 되어 있어 학대를 해도 처벌을 제대로 할 수도, 학대를 막을 수도 없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이 돼서, 강아지나 고양이 등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마음 편히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귀여운 그림체의 만화라 쉽게 읽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사랑해주고, 존중해줘야 하는 존재로 보는 법을 배우면 어른이 돼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동물들을 바로 보게 되지 않을까?
혹시 랜선 집사에서 현실 집사로 마음의 변화가 생기신 분들, 과연 내가 고양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께 가볍게 읽어 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가볍게 읽다가 귀여운 고양이들의 대거 출연에 문득 결심이 설지도 모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야옹아내가집사라도괜찮을까 #마담툰 #네오카툰 #자음과모음 #고양이입양고사 #고양이집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 참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감독의 첫 번째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
웃음을 전해주고자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너무 나도 솔직한 에세이

<비밀은 없다>는 흥행하지 못했다는 건 책을 통해 알게 됐는데, 두 영화 모두 내 기억 속에는 꽤 괜찮은 영화였는데, 호불호가 존재한 영화라고 하더니 그게 흥행에 영향을 줬나 보다.

 

프롤로그 이건 그냥 하는 농담이지만
첫 장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가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하게 써 내려간 글을 만날 수 있다. 아주 개인적이고 혼자만 간직해도 될 만한 이야기까지 써놓은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 끼적이던 혼잣말 비슷한 15년의 기록들을 모아 탄생한 책인데, 절대 새벽녘 적어내려가는 말랑이는 감성으로 가득 찬 일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짤막한 메모에서 출발해서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리는 이야기, 가족, 영화, 박찬욱 감독 등 주변인이 등장하는데 꼭 친한 언니와 만나 한바탕 신나게 수다를 떤 느낌이다.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로 감정 표현은 자유로움 그 자체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대화에 푹 빠졌을 거다. 시시콜콜한 일상들을 공유하면서 배꼽 잡게 박장대소를 하거나, 맞아! 맞아! 하면서 격하게 공감도 하고, 진지한 대화까지 가능한 수다 말이다.
그런데, 진지한 고민 상담으로 시작해 그 끝은 에라, 모르겠다. 삼천포로 빠졌다가 다시 고민으로 돌아오는 전형적인 수다 뫼비우스 띠 일지도 모른다.

 

서른 살은 삼십 대의 시작이니까 이십 대에 다 망친 거 없다 치고 다시 시작하면 된 단 말이다. / p.27

 

우리 부모님은 늙어서 좋은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정말 하. 나. 도.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 p.27

 

사랑을 해도 책임감은 부담스러운데 사랑이 없는 책임감이라니! 만일 그게 정말이라면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휴머니즘이 아닐까. / p.125

 

먹고 싶은데 못 먹는 인생은 싫다. /p.134

 

아, 웃자고 시작한 걸 내가 지금 융통성 없이 죽자고 덤볐다. 아직 한국말 이해가 어려운 남자 친구가 옆에서 내 등을 쓸어준다. "응, 그래..... 너는 충분히 화날 수 있어. 이해해."
'…… 니가 뭘 이해해. 아직 한국말도 잘 못하면서……' / p.147

 

이경미 감독이 자신에게 묻고 싶었던 "잘돼가? 무엇이든"은 많은 시간을 돌고 돌아 나에게 묻고 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행복하게 보내야지! 알차게 보내야지!라고 이미 확정 지어버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아차 싶었다. 다른 사람 기분이 아닌 나의 기분을 살펴야 해! 나를 먼저 알아야 다른 사람도 보이는 거라며,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한 번도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잘 돼가? 무엇이든

"아빠 유명하네~~" 하니,
"다 부질없다" 답이 온다.
"그럼 뭐가 안 부질없어?"
"삶의 흔적, 치열하게 살아온 증거. 아빤 그게 없어."
"어렵네."
"나도 어렵다. 늙어서 생각해도 답이 없다. 그래서 허망해."
"어떡하지?"
"심각하게 생각 마. 힘든 일이라고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대결해. 아빤 늘 편한 길로만 도망 다녔던 거 같아, 비겁하게. 그래서 많이 후회돼."
후회한다니까 차마 묻지 못했는데, 삶의 흔적, 치열하게 살아온 증거 …… 그거 꼭 필요한가?

 

전화 통화로 몇 시간씩 신나게 수다를 떨어놓고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로 끝나는 것처럼, 만나서 커피 한 잔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 떨다 헤어짐이 아쉬운 것 마냥 빠르게 넘어가고 앞으로 쌓여가는 책장 늘어갈수록 못내 아쉬웠다. 철없고 부실한 농담에 작은 웃음이 되었으면 한다는 이경미 작가님
작은 웃음부터 큰 웃음까지 고루고루 주었다. 거기에 덤으로 코끝 찡해지는 감성까지 주었으니 의도는 200% 달성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는 내방에서 들어섰을 때 가장 잘 보이는 책장에 이 책을 두었다. 아직 물음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 내지 못해서다. 오고 가며 눈에 밟히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할 수 있는 그날까지.

그리고, 책과 함께 도착한 작은 노트는 들고 다니기 안성맞춤이다.
책을 읽다 발견한 좋은 문구들도 기록해 두고, 아! 책과 노트에 실린 그림들은 이경미 감독인데, 친동생이경아 작가가 그려준 것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 이란 챕터에 그 함께 일하게 된 과정이 있는데, 진짜 친한 사람과는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은 게 여러모로 좋다는 걸 나는 안다. 그게 가족일지라도 ……

(생략) 우리 둘 중 내가 조금 더 문제가 많은 사람 같다.
그래도 애랑은 딱 이번 연재까지만 같이하고 그만둬야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 중엔 소설과는 다르게 주인공이 나(글쓴이)이다.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진한 색과 향기를 입혀 써 내려가고, 인생이란 누구나 다 비슷한 고민과 걱정 불안을 가지고 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안도하게 만들고, 위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모든 에세이가 이 조건을 충족하진 않는다 = 개인의 취향)

 

책과 거리감이 생기신 분들, 에세이 좋아하시는 분들, 가볍게 책과 다시 친해지고 싶으신 분들
화려하고 거창한 위로보다 소탈하게 툭툭 마음을 건드리는 책 <잘돼가? 무엇이든> 추천합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는 다닐 만하니? - 2천 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페이샤오마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직장 생활은 수행이다.

일은 할만해? = 회사는 다닐만해? 직장 생활을 시작한 후로 두 번째로 많이 받는 질문이다.
(첫 번째는 단연,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내 대답은 항상 정해져 있다. 다만, 물어보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대답이 달라지긴 한다.
친구나 친한 지인들이 물어볼 때는 단호하게 NO를 외치며, 이런저런 푸념 섞인 이야기꽃을 피우며 같은 회사, 같은 상사와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끈끈한 동지애로 똘똘 뭉치게 되고, 그 끝은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로 끝맺는다.
하지만 나이 차이가 한참 나는 분들의 물음에는 그저 미소와 함께 네 또는 회사 생활이 다 그렇죠. 뭐라며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는다. 멋 모르고 힘들다! 첫 운을 떼었다 되돌아온 건 요즘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다로 시작해서, 요새 애들은 근성이 부족하다는 말, 우리 때는 말이야!로 끝이 보이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다.

대만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페이샤오마 작가가 시각적으로 표현된 공감들을 담아낸 회사 생활은 유쾌 상쾌 통쾌 그리고 눈물겹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 하나 정도는 품고 산다고 하는데, 이 책 또한 사직서를 품고 있다.
거기에 재치 넘치는 이유들로 무장한 지각 쿠폰, 점심시간 쿠폰, 칼퇴 쿠폰, 소원쿠폰까지 특별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단, 쿠폰 사용에 따른 후폭풍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주의사항이 있을 뿐이다.

유연한 마음은 부서지지 않는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다. 피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내 마음에 스크래치를 낼 수 없게, 내 마음이라도 잘 지켜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게 '심트레칭'이다!

월급의 절반은 상사의 얘기를 들어주는 값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41

동료는 동료고 친구는 친구다. 상대에게 간과 쓸개를 다 빼 주고 나면, 당신은 곧장 산 채로 재물로 바쳐질 것이다. /p.115

아무 죄 없는 월요일은 고통받고 있다. 헬요일이 되기도 하고, 오지 마라!라며 거부반응까지 보이는 요일이 되었다.
그저, 출근이 싫은 건데 말이다! 보면 볼수록 공감 100% 직장인의 주간 감정 상황에 나는 웃프다.

직장인의 감정 기복은 주가 그래프와 같다. 월요일에는 약세였다가 금요일로 갈수록 상승세로 돌아서지만, 일요일 저녁에는 어김없이 폭락한다. / p.151

글보다는 그림이 많아 스트레스가 잔뜩 쌓였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기 좋은 책이다. 어느 페이지든 유쾌한 그림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무 글도 읽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을 만큼 글이 적다.
또한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나와 같은 힘듦을 지고, 오늘도 버텨내고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대만이나 대한민국이나 세계 어느 나라든 사람 사는 곳이라면, 직장인들이 느끼는 마음은 다 똑같나 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 정해진 대로 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매일
김멋지.위선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갈까 말까 할 때는 가자!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자!


10년 지기 친구와 함께 718일 5대륙 24개국을 여행한 김멋지작가와 위선임작가 (본명은 따로 있다.)
* 스스로 멋지다 생각해 본인이 하사한 별명 : 김멋지 / 직장생활을 하며 얻은 별명, 회사의 직급인 '선임'에 성을 붙여 : 위선임


여자 나이 서른이면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이 속히 말하는 어떤 위치, 어떤 자리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녀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나 또한, 그 자리를 겪어 봤기에 너무나 잘 안다.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야반도주까진 아니지만 온갖 이유를 붙여 가며 떠나야 할 이유를 쭉 나열할 때가 있었다. 그때 나이가 바로, 29살이었다. 호기롭게 자주 나갈 거라며 만들었던 10년짜리 여권은 서랍 깊숙이 잠자고 있었고, 30살 된다는 알 수 없는 부담감과 걱정이 무수히 쏟아질 때, 어릴 적 내가 그리던 멋진 어른의 모습은 아닌 것 같은 불안감에 하루하루가 힘겨웠었다.
코앞까지 다가온 30살이 주는 중압감에 조급했었고, 변화가 필요했었다. 단순히 기분 전환으로 끝나버릴 변화 말고, 색다른 기분 전환과 감정이 필요했고, 한 번도 내 여행지 목록에 오르지 않았던 곳을 장소로 무작정 떠났다. 이 모든 결정은 떠나기 3일 만에 이루어졌고, 그 기간 또한 짧았다. 다녀와서 크게 변한 것도, 달라진 것도 없었지만, 하지만 내가 알고 있었다. 20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그 한 번의 여행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큰 추억이 되었는지, 그 안에서 만난 인연들, 앞으로 두고두고 꺼내 볼 내 이야기가 생겼는지, 그러기에 그녀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는 혼자였지만 말이다.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나, 전공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주류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두려웠다. 이 길이 내 길인 걸까, 시시각각 흔들리는 사이에도 시간은 꾸준히 흘렀다. 고민의 깊이는 얕았고, 두려움의 크기는 컸으며, 새로운 길로 나설 용기는 부족했다. / p.19


어느 병원에서도 딱히 이렇다 할 병명을 듣지 못했다. 스트레스 때문이라 했다. 편히 마음먹고 푹 쉬라는 말을 들었다. 그걸 누가 모르나. 이 세상 누가 쉬고 싶지 않아서 쉬지 않는단 말인가. / p.22


세월은 신경 쓰지 않을수록 쏜살같이 흐른다는 것을./ p.23


아름다운 사진이 실리지도 않았고, 화려하게 포장된 여행기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부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소소한 이야기들.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려는 모습들, 긍정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려 노력하는 모습들
여행의 기록들을 모아 둔 책인 동시의 그녀들의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베여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책장을 넘어감에 따라 함께 웃고, 울고 안쓰러워하며 감정을 공유하며, 어느새 나도 함께 여행길에 오른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녀들의 여행이 무사히 끝날 수 있게 그리고, 또 어떤 유쾌한 일들이 벌어질지 몰라 호기심에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읽었다.
그러다, 끝내 손에서 책을 놓아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그렇게 나는 아침해가 떠오르는 걸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창문 밖으로 점점 밝아오는 듯한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매일 보던 풍경인데, 파스텔톤 하늘색과 붉게 번지고 있는 붉은색이 오묘하게 섞여 나도 모르게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녀들의 여행에 푹 빠져있어서 일까?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아침의 설렘과 벅찬 감정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눈에 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1유로짜리 슬리퍼가 명품 구두보다 소중한 이 순간이 즐겁다. 작은 기쁨 앞에 인색하지 않은 내 모습이 좋다. 넉넉지 않은 여행경비지만 그 안에서 사치와 절약을 고민하는 지금이 행복하다. 아직 남아 있는 와인과 발가락에 끼워놓은 슬리퍼를 바라보고 있자니 오늘 하루도 멋대로 잘 살았다 싶다. / P.85

헛! 나도 모르게 어떻게 해!! 하고 소리쳤던 부분이다! 과연 나라면 얼굴과 엉덩이 중 어디를 내다 팔 것인가?
나도 모르게 진지하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고,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아마도 작가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저 상황에 내가 있지 않아 다행이다며, 절대 저런 식의 곤란한 선택지 중 골라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를 그녀들이 떡부터 만드는 모습을 나는 읽지 말아야 했다.
고요한 새벽 감성을 깨우는 식욕이라니! 더 낭패는 집엔 떡볶이도 없고, 떡부터 만들어 먹을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떡이 아닌 듯하면서, 뭔가 떡 같은 맛, 맛이 없는 듯하면서, 뭔가 맛이 있는 맛, 성공과 실패 사이를 아찔하게 오가는 맛


오늘을 축하하자!
왜? 무엇을?
오늘 하루도 멋대로 잘 살았잖아!


누구나 꿈꾸던 여행을 하며 여러 나라를 누비는 것이 부러웠던 건지, 안온했던 일상을 두고 무작정 떠난 그녀들의 용기가 부러웠던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들이 선택한 것들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기도 하고, 담아뒀다 자신의 반짝이는 무언가로 재 탄생 시키기도 하고, 확실한 건 그녀들이 '멋'있다는 것이다.

책과 함께 도착한 컬러링 세계지도는 내가 가던 곳을 색칠해 주면, 한눈에 내가 여행했던 곳을 볼 수가 있다.
아직 많은 곳을 다녀보지 않은 나에겐 아직 채워야 할 나라가 더 많지만, 잘 보이는 벽 한쪽에 붙여놓았다.
그리고, 언젠간 하나씩 하나씩 채워질 꿈을 꿔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