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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인생이 찰나처럼 짧은데, 왜 불필요한 감정에 시간을 쓰는가?"
한동안 베스트셀러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던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양창순 작가의 관계 심리학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담백하게 산다는 것>
이 세상 당연히 내 편이 되어줘야 할 나 자신을 불필요한 상처로부터 지켜내고, 나 또 한 상대에게 불필요한 상처를 주지 말자는 책이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었다면,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조금 더 나의 감정에 집중한 책이다. 관계에 대한 심리학을 주제로 한 책들이 요즘에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현대인의 고민거리도,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도 인간관계에 비중이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선가 들었던 말 중에 우리나라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너무 많은 관계 속에서 엉켜있고, 관심과 애정이란 탈을 쓴 많은 간섭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나 또한 무수히 스쳐 지나갈 관계들 때문에 상처받고, 마음 상해했었던 건지. 그때는 그 사람들 때문에 나름 심각해지기도 하고, 나를 끊임없이 힘들게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정도 별일이 아니었다는 게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늘 어딘가에 얽매여서 남들 따라 흔들리면서 재고 따지고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대단한 사람이 되기 이해 양손에 이것저것 꽉 쥔 채로 살고 싶지 않다.
내려놓아야 할 것은 내려놓고 버려야 할 것은 미련 없이 버리고 싶다.
내 삶에 정말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을 구분하면서 단순하고 담백하게 삶을 살아가고 싶다.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그로 인한 흉터와 얼룩이 없는 인생도 없다. 그러므로 또 다른 최선은 인생 자체에 얼룩이 질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서 조금
이라도 의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12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느껴지는 음식을 먹을 때 담백하네,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삶을 담백하게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이란 게 가능한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읽기 시작했다. 지극히 감정적인 나에게 과연 가능한 삶일지.
태생적으로 비관주의자이고, 지나치게 감정적이기에 생겼던 수많은 인생의 얼룩들, 그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입버릇처럼 말하던 '제발 좀 담백하게 살아보자'라는 저자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가 되었고, 나의 큰 인생 목표가 되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담백함은 아주 심플한 것이었다. 컴퓨터 언어인 '이진법'처럼 1과 0처럼 지극히 단순하면서 모든 걸 다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다. 예를 들어 결정을 내리면, 선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완전히 미련을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삶은 이처럼 단순하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아 단순함을 추구하고, 행동에 옮기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머리로 알고 있다고 그게 하루아침에 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마저도 버킷 리스트에 올린 게 아닌가!
음식에서 담백한 맛을 내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의 삶이나 인간관계에서도 담백해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음식도 인간관계도 어느 정도 내공을 갖춰야 비로소 담백하면서도 마음을 끌어당기는 '맛'을 낼 수 있는 법이다. / 28
사실 인간관계에 따르는 비법이 없지는 않다. '상대를 존중해주고 경청하고 배려해주기'가 바로 그것이다. / 38
총 5장으로 쓰인 이야기들은 담백한 삶에 대한 정의부터 담백하게 사는 삶이 주는 이로운 점, 그 삶을 방해하는 요소들, 담백하게 이 순간을 살아가는 법까지 인간관계에 꼭 맞는 레시피는 없다고 했지만, 담백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레시피가 잘 정리되어 있다. 그중 소 제목들은 한 줄의 짧은 명언을 읽는 것처럼 마음에 와닿는 글귀들의 나열들이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화도 등장하고,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상담한 내담자의 이야기까지 짤막한 에세이 글이라 부담이 읽힌다. 변화무쌍한 삶 속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점이나 사건들은 나의 의지로 피하거나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경우는 대부분 없다. 하지만 내 마음 정도는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겠지만 가능성이라는 무궁무진한 조건이 있으니, 도전해 보고 싶다. 더 나은 나의 삶을 위해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