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모모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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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보관가게 《사토》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주인의 이야기에서 손님들의 이야기로 또다시 주인의 이야기가 엮이면서 진행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총 5개의 이야기 중 하나만 서술자가 사람이고 나머지 4개는 서술자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주인공을 대신해 가장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을 전해주고 있다.

추억이 깃들어 버리기엔 마음이 걸릴 때, 소중했지만 바라보고 마음 복잡해지는 물건,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때, 생각과 마음이 정리가 필요할 때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필요하다. 생각과 마음의 환기가 될 수 있게 말이다. 아마 그런 의미에서 《사토》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물건과 함께 마음도 맡겨놓고 가는 것 같다. 버릴 결심이 서지 않은 물건에 잠시 유예 기간을 주는 거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어떻게 할지 답을 찾아간다. 그 과정을 통해 위로받기도 하고, 용기 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야기를 따라 온기가 살포시 내려앉는 동화 같은 소설이라 이 봄에 참 어울리는 것 같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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