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해부하는 의사 - 영국 최고의 법의학자가 풀어놓는 인생의 일곱 단계
리처드 셰퍼드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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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의; 주검에 새겨진 자서전을 읽는 사람

 

〰️

 

이 세상은 다 무대입니다. 세상 남녀는 그저 배우이고요.

등장도 하고 퇴장도 합니다.

한 사람이 생전에 여러 역을 하는데, 인생은 7막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뜻대로 하세요> 27장의 인생사에 따라 흘러가는 이야기, 죽음을 해부하는 의사는 죽음을 다루는 부검의의 시선을 그립니다. 이 책에는 사건 그 이상의 서로 다른 죽음이 있습니다. 죽음을 통해 비로소 삶을 되돌아보는 아이러니함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검의라는 직업이 지닌 미스터리함에 매료되었다가 끝내 죽음의 숭고함을 느끼며 살아온 날을 고찰하는 것으로 책장을 덮었습니다.

 

결국 삶의 일상적인 순간이 지닌 아름다움을 인식하게 될 때, 우리에게 죽음은 비극의 한 장면이 아니라 해방이라는 극적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카르페디엠(Carpe diem)’,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말에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의미, 즉 죽음이 놓여있기 때문인데요. 삶의 일상적인 순간이 지닌 아름다움을 인식하면 정말 해방에 이를 수 있을까, 편안함에 이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문뜩 죽음을 맞이한 제 얼굴이 궁금해졌습니다. 부디 제 마지막을 함께 할 이들을 웃는 얼굴로 맞이하고 싶다, 소망하면서요.

 

저자가 말한 주검에 새겨진 자서전이라는 말을 곱씹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죽음으로 헤아리는 마음에는 무엇이 맺힐까요. 그 끝에 벼려진 시선으로 매 순간 죽음 앞에 서는 부검의였습니다.

 

 

 

* 위 서평은 출판사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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