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드세요! 토끼씨 파랑새 그림책 51
클로드 부종 지음, 배은주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이유식을 시작하다보니 고민이 많았다. 아이는 유달리 식성이 까다롭고 잘 먹지 않아서 이유식이 도무지 진척이 안되는 거였다. 돌이 지나갈때까지도 죽만 겨우 넘겼는데 아이에게 좋다는 당근만 넣었다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퉤 뱉어 버리기 일쑤였다.

참다못해 서점으로 달려가 음식먹는 것과 관련된 그림책들을 빠짐없이 뒤지기 시작했다. 다행이 우리 아이는 책을 참 좋아하는 편이라 이 방법이 실효를 거두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았다.그러다 표지 전면에 등장하는 당근 접시가 눈에 확! 들어왔다.

앞뒤가리지 않고 바로 들고 돌아와 다음날 다시 당근이 들어간 죽을 끓여서 아이 앞에 놓고 이 책을 펼쳤다. 결과는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당근을 뒤로한 채 다른 동물친구들이 먹는 음식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토끼얘기를 유심히 듣는듯 하더니 급기야 갑작스런 여우의 등장에 무척 놀란 표정을 짓는게 아닌가!

아이에게 겁을 주며 차근차근히 토끼 귀가 물어뜯겨가는 과정을 진지하게 묘사했나보다. 이윽고 책을 덮고 아이에게 '토끼가 당근 안먹어서 이렇게 된거야. 너도 안먹으면 무서운 여우가 나타나서 네 귀를 물어뜯을거야. 아이 무서워!!!!' 이렇게 말을 건넸다. 그때 아이의 표정이란.

바로 죽속에 든 당근을 우물우물 씹어먹기 시작했다. 아주 열심히 씹어서 말이다. 이렇게 간단히 아이의 버릇은 고쳐졌고 아이는 이후 잘려나간 귀를 가진 토끼가 나타나는 이 그림책을 왠지 싫어하는 듯하다. 그 페이지만 보여주면 책을 덮어버리니까...후훗. 지금도 이 일만 생각하면 실소가 멈추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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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엄마? 웅진 세계그림책 67
메리 워멀 글 그림, 이주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동네 골목골목에는 무법자같은 살찐 고양이들이 많이 다니지요. 고양이를 처음 본 우리 아이는(돌무렵이었다)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서 울어 버렸지요. 그후 친정에 내려가 아이에게 읽어줄 좋은 책을 고르다 책속의 그림에 나도 모르게 이끌리어 아이에게 안겨주게 되었답니다.

판화기법이라서인지 굵고 큼지막한 그림은 아이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고양이의 귀여운 몸짓과 이어지는 갖가지 동물들의 등장은 아이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어버렸답니다. 읽어주면서 농장에 사는 동물의 울음소리를 흉내내었더니 더욱 좋아하더군요.

덕분에 아이는 동물이라는 새로운 존재를 분명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중에 찾은 동물원에서의 시간을 더욱 즐겁게 만든 동기가 되기도 했답니다. 물론 동네를 떠도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쫓아다녀서 그게 좀 문제이긴 하네요. 아뭏든 좋은 선택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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