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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춘기가 왔다
김화경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10월
평점 :
사춘기는 어느 정도 때가 있지만
'사십춘기'는 그 때를 알 수가 없어,
찾아왔을 때 더 감당하기 어렵고 힘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누구에게나 그 시기는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불청객처럼 불쑥.
남들에게는 사소한 질문일지는 몰라도
저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너는 무얼 좋아하니?', '취미는 무엇이고?'
등등의 질문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형식적인 답안으로 대충 제출하고 말았으나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그 때가 찾아왔습니다.
아마 그 때가 저의 사십춘기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안개 속에서 길을 잃어 방황하던 중
이 책의 글귀들을 우연히 인스타라는 곳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정지했습니다.
방황 속 저의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소설 속 인물이 나지막이 말을 걸어왔거든요.
그렇게 저는 '사십춘기가 왔다'가 나오는 출간일을
애타게 기다렸고 우리는 만났습니다.
애타게 기다린것만큼,
일상의 소재가 쓰인것만큼,
이 책을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충분히.
그러나 저는 그럴 수 없더라구요.
애초에 책을 읽고 싶었던, 제 마음을 흔들었던 그 이유가
쳅터가 끝날 때마다 내면과의 깊은 대화의 장으로 초대했어요.
그러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그 순간,
자리남은 긴 여운은
끝이 났다는 아쉬움과 더불어
저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아마 사십춘기에 어찌할 줄 몰라 혼란 가득했던 저에게
소설 속 인물들의 여러 이야기들이
때로는 위로와 공감, 또 때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깨닮음 등
제 마음을 어루만져주어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저는,
이전과 다른 발걸음으로
다시 걸어가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