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어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양장) : 육필원고 표지 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윤동주 지음 / 더스토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소소하게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모아왔는데

그중 제일 마음에 드는 표지가 아닐까 싶다.

시인 육필로 앞뒤 표지 디자인한 게 너무나 예쁘다.

원고지 느낌 살린 것도 좋고 은은한 느낌의 색감과 질감도 마음에 든다. 

앞표지와 책등의 제목과 윤동주 글자는 흑박으로 박혀 있다. 

전체적인 표지 분위기와 어울리면서,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본문은

정지용 서문과 서시가 제일 먼저 나오고

그 뒤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네번째까지는 시가 실려 있고

다섯번째 부분은 수필 느낌도 나는, 줄글 느낌의 5편이 실려 있다.

강처중 발문과 작품 해설, 작가 연보로 마무리 된다.

수록된 시의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작품 끝에 작성 시기(아마도)가 적혀 있어서

그 부분이 참 좋았다.


아래는 사진들

시집만 찍기 조금 심심해서ㅋㅋ

모았던 소품들과 함께 찍어보았다.




언제 읽어도 참 좋은 시

시인의 대표시라할 수 있는 서시가 뒤표지에 자리하고 있다.


2020년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가늠조차 힘든 일제강점기라는 참혹한 시기, 

가족은 조국을 떠나 만주에 터를 잡아 살고 있고

만주에서 태어난 자신은 일본 유학 중인 상황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건 

어떤 삶일까를 가만 생각해 본다.

한없이 부끄럽고, 조심스럽고, 괴로운 삶

그러나 그러한 약함에만 머물지 않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으로 품겠다는 마음

그리고 의연히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다짐.

자기 앞에 주어진 길이 고되고 고통스러울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그 길을 피할 수 있음에도 

담담히 한자 한자 시를 써내려가는 윤 시인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시인이 어떠한 죽음을 맞이 했는지 아는 후대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리다.

이러한 다짐에, 

서시라는 제목을 붙였던 시인의 그 마음을 다시 한번 헤아려 본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한없이 내면으로 침잠하던,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던,

부끄러움의 사나이.     

광복을 염원하고, 그것이 분명 올 것임을 알았던, 믿었던 동주 시인은,

본인이 그 어둠과 매서운 시대의 작은 등불이 되었음을,

시대처럼 올 아침의 일부가 되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존재가 되리란 걸 알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온 국민이 으샤으샤 똘똘 뭉쳐

금방 극복하리라 여겼던

코로나 정국이 한없이 길어지면서

제대로 된 일상도, 소소하고 즐거운 바깥 활동들도 

모두 멈춰야만 해서

지치고, 억울하고, 답답,씁쓸했는데

오랜만에, 차분한 마음으로 좋아하던 시를 읽고,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동주 시인의 마음을 

다시 한번 헤야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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