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비밀스러운 미술관, 2017 볼로냐 라가치상 Braw on Art 부문 멘션 수상작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페이지 추 지음, 이정주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술에 대한 눈과 마음을 열어주는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선물이라는 제목이 어울리게 선물 포장지처럼 예쁘고 독특한 기하학적 무늬의 표지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대만인으로, 대만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조형 미술가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체가 익숙한 듯 하면서도 한국 작가들과는 인물 표현에서부터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선물』은 2017년 볼로냐 라가치상 브로 온 아트(Braw on Art) 부문 멘션을 수상하고 2021년 dPICTUS 아름다운 그림책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텍스트로 담긴 스토리 외적으로도, 책 안의 이미지들 만으로도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 물씬나는 책이에요.

 

어쩌면 책 제목 “선물”은 작가가 창조한 비밀스러운 미술관을 책을 통해 관람하기 위한 초대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990.12.24 오후 12:40

시무룩한 아이 웅이는, 큰 걱정은 없지만 행복하지 않고, 매미와 단둘이 있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따뜻한 나라 대만에는 아마 이 시기에도 매미가 맴맴 우나봅니다.

또한 시와 분까지 정확히 명시된 기록은, 이 이야기가 허구가 아닌 현실인 것과 같은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주며 독자로 하여금 더욱 생생하게 웅이의 경험이 동참하도록 독려합니다.

이어서 웅이네 가족이 도착한 미술관은 상자 여럿을 쌓은 모양입니다. 안타깝게도 웅이는 예술 작품은 봐도 잘 이해도 안가고, 미술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마 많은 아이들이 공감갈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우리가 생활하는 마을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작가의 버드아이적인 시선이 신선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무, 하늘을 나는 비행기, 거리를 걷는 사람들처럼 미술관도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고, 언제든 우리가 문을 열면 들어갈 수 있는 현실적 공간이라는 사실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미술관의 벽은 높게 느껴지지요.

빨간 모자쓴 웅이로부터 표를 받는 매표원은 누구일까요?

Open your eyes, Open your Mind란 문구가 미술관을 들어서는 모든 관람객을 향한 말 같아요.

 

털이 북슬북슬하고 손톱까지 날카로운 매표원이 왠지 으스스하기도하고,

“무제”라는 제목을 가진 예술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매표원의 이름표도 인상적입니다. 이름 모를 매표원을 “무제”라고 표현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미술관이랑 공간이 낯설면서도 두렵도 신비롭게 느껴지는 웅이에게 보이는 환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시실에 관람객들은 때론 예술품이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는 발견이 흥미롭게 다가와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

관람객들은 예술가가 표현한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네요.

다양한 동물 생김새의 관람객들이 아이의 시선을 끌어 좋아하더라고요.

 

또한 떠오르는 음악, 추억, 구성과 색감에 대한 평, 제작 연도 등, 다양한 시각에서 작품을 감상해볼 수 있다는걸 깨닫게 해주어요.

예술은 거울 같다. 예술을 바라보는 사람을 비춘다. 관람객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예술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말이 와닿는 페이지였어요.

저희 아이에게도 물고기 그림을 보니 어떤 생각이 나는지 물어보니 집에서 키우는 물고기가 생각나고, 연어 생각이 난다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예술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이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느끼면 된다고 깨닫게 해주어요.

물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아주 잘 쓰여진 평론가의 글을 보면 늘 나도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지적 욕구를 샘솟게 하지만요.

먹는 것일까? 예술일까?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예술품의 경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장도 있었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예술에 조금 더 눈과 마음을 뜨고 싶으신 분이라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와 함께 자유롭게 대화하며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

“선물- 비밀스러운 미술관”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