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양이 아저씨 - 2021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89
아이린 래섬.카림 샴시-바샤 지음, 시미즈 유코 그림,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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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룡소 신간 그림책 리뷰를 올려보려고합니다.

2021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이라 더 큰 기대감을 갖고 읽어보게되었습니다.

책 표지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사실 예쁨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가 좋아할까 걱정도 되었어요.

그런데 옛말 중 틀린게 하나도 없다했나요?!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고들 하는데 아이가 기대보다 책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어제 처음 읽어줬는데 두차례 읽어달라고하고

오늘 아침에도 등원전에 읽고 갔어요!

칼데콧 수상작의 매력을 아이도 아는걸까요?

확실히 칼데콧 수상작들은 특별한 매력과 깊이가 있어요.

아이들 그림책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고 즐기기에도 곰곰히 생각하고 음미할 수 있는 메세지를 던져주는 책들이 많은 것 같아요.

 

글을 쓴 글 작가분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았어요.

이 책은 전쟁중인 시리아에서 버림받은 고양이들을 구조하고 돌보는 보호소를 세우신 구조대원 알라 아저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실화를 배경으로 한 그림책이에요.

신기하게도 이 책을 처음 기획한 글 작가님은 시리아분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우연히 미국에서 활동중이신 시리아 작가님을 만나게되고 공동으로 이 책을 쓰게 되셨대요.

“알레포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 본 도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얼레포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이 살아숨 쉬는 도시이지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래 계속된 전쟁으로 알레포에 수많은 유적지와 역사적인 보물들이 파괴되었어요.

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알레포를 떠나 난민으로 떠돌개 되었고, 수천마리의 동물들이 살 곳을 잃게 되었지요.

나는 알레포뿐 아니라 시리아 전체가 사람과 동물이 어울려 사는 안전한 곳이 되기를 간절하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알라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한, 언젠가 꼭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답니다.”

- 글을 쓴 카림의 편지 중에서 -

 

그림을 그리신 작가님은 시리아에 가본 적은 없지만 시리아와 관련된 책과 비디오, 사진을 수없이 연구하면서 이 책에 그림들을 그리셨다고해요. 등장하는 인물들도 실제 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옷, 머리모양, 장신구 하나하나를 담아냈다고 하시네요.

그래서인지 책 곳곳에 담긴 풍경들이 숨을 쉬듯 살아있는게 느껴져요.

알라아저씨가 고양이들을 구조하고,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는 전쟁터 시리아가 누군가의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먼 곳이 아니라 어딘가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그림이에요.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우리 앞에 시리아와 알리 아저씨의 풍경이 그려집니다.

 

저는 외국어가 원문 그대로 담긴 그림책들을 좋아하는데요, 특히 아랍문화권의 작가님들은 문자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느껴진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림책 중간에 아랍어가 멋진 그림처럼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에게도 한글과 많이 다르지? 시리아에서 쓰는 문자라고 알려주었어요.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알레포 시장의 풍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건축 양식이 이국적인데요, 북적북적 정감 넘치는 우리나라 시장과 다르지 않게 느껴져서 평화로운 일상이 더 소중하게 다가왔어요.

고소한 피스타치오, 자스민 비누, 삶은 옥수수, 무화과 열매가 있는 시장을 그리워 하는 알라 아저씨입니다.

어느날 전쟁은 일상을 무너뜨리고 알라 아저씨의 가족들과 친구들도 시리아를 떠나는데요, 구급차 운전사인 알라 아저씨는 시리아를 지킵니다.

사람들이 떠난 알라페에서 버림 받은 고양이들이 안쓰러웠던 알라 아저씨는 고양이들을 보살피겠다고 결심하시죠.

 

알라 아저씨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고, 아저씨는 보호소를 지으실 수 있었는데요,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고양이들이 등장하다보니 저희 아이도 유심히 그림을 보고 질문하며 감상하더라고요.

왜 고양이가 냐옹~~ 하고 입을 벌렸지? 왜 점프하고 있지? 물어보면서요.

  

알라 아저씨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만드셨는데요, 저희 아이가 가장 궁금해한 그림 중 하나가 깁스를 한 친구에요.

“왜 친구가 다쳤어요?” 물어보는데 여러가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놀다가 실수로 다쳤을 수도 있고,

전쟁 속에서 다친 것일 수도 있을텐데요,

이렇듯 아이에게 너무 무섭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어서 의미있었어요. 아직 전쟁이 무엇인지 이해하기엔 어려운 나이지만 아프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그런 친구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돕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알라아저씨는 지금도 고양이들에 둘러쌓여있고, 고양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계속 커져서 아저씨의 마음은 늘 행복이 가득하시대요.

언젠가 다시 시장에서 피스타치오와 재스민 비누, 형신료를 팔고 길을 걸으며 삶은 옥수수와 말린 무화과 열매를 맛있게 먹는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계신대요. 아저씨의 간절한 그리움이 고양이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과 어울어져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새로움을 주면서도, 전쟁과 함께 했던 우리나라의 역사와 닮은 부분이 많아서 마음 한켠이 아프고 더 공감가기도 했어요.

어제 아이와 함께 읽은 어스본 세계그림지도책에도 시리아는 무화과나무가 많은 곳으로 소개되어있더라고요.

알라 아저씨가 좋아하는 말린 무화과 열매를 먹으며 평화로운 시리아를 방문해볼 수 있는 날을 꿈꿔봅니다.

아이에게 평화의 소중함과 사랑을 나누는 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책, 행복한 고양이 아저씨, 적극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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