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안노 미쓰마사 지음, 황진희 옮김 / 한림출판사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지난 50년간 그림책을 그려온 안노 미쓰마사가 저술한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는 어린이, 배움, 생각하기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히는 것 처럼 이 책은 금방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책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새롭게 할 수 있게 해 주는 책도 아니다. 다만저자가 허심탄회하게 평소 어린이란 어떤 존재인지, 배움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기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온 바를 가볍게 따라 읽다보면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조금은 더 공감하고, 내 자신,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는지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다.

그림책을 그리는 저자의 저서답게 표지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매우 단순한 레이아웃과 구성의 책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목차만 읽어도 저자가 던져주는 화두들이 잔잔한 내 생각의 연못에 신선한 파동을 일으켜주는 듯 하다.

'마음이 풍부한 어린 시절'

'어린이의 '놀이'와 배움'

'어린이는 어른을 유심히 보고 있다'

'어른의 상황으로 어린이를 꾸짓다'

'어린이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공부'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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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기라는 책의 제목에 따라 책을 읽기 전에 저자가 던지는 화두에 대해 스스로 상상해보고 또 나름의 이야기를 이끌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내가 자라나는 어린 시절엔 티비와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로채는 매체들이었다면,

요새 아이들은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특히 유투브 등 끊임없이 생산되는 동영상 컨텐츠에 매혹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중독성 강한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선 어린 시절부터 남에게 생각을 맡겨버리는 태도를 버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가고, 또 그 재미를 찾아가는 활동이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까.

<여행 그림책>, <숲 이야기>, <수학 그림책> 등 저자가 만든 그림책들은 모두 발견과 창조의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독자를 미로와 같은 곳으로 유도해 궁지에 빠뜨리고 어쩔줄 몰라 쩔쩔매게 하는 재미있는 책들을 만들고픈 저자의 바람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숲속 여기저기 숨겨진 동물들을 스스로 찾아가거나 숫자보다 그림과 이야기가 더 많은 수학그림책을 읽다보면 책은 즐거운 놀이가 가득한 보물 상자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야 말로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어린시절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줘야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고,

좋은 그림책을 선정하는 기준이 되어야할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반가운 이름이 등장하는데 바로 '마쓰이 다다시'이다.

마쓰이 다다시는 저자에게 그림책을 그려볼 것을 권유하는 출판전문가로 등장하는데,

내가 책육아를 하면서 바이블로서 많은 참조를 한 바 있는 <어린이와 그림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의 생각이나 마쓰이 다다시씨의 생각은 닮아있는 점이 많이 있다.

어린이는 어른과 똑같은 것을 보아도 망원경으로 들여다본 것처럼 그려 내기도 한다고 한다.

어른에게는 멀리 있어서 아주 작게 보이는 새 둥지를,어린이는 한 면 가득 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어린이의 기억력이나 어린이가 사물을 대하는 신선한 반응은 어른이 따라잡을 수 없다.

이처럼 어른과 어린이는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른이 생각하는 대로 어린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존중해야할 아이만의 '눈'과 '세계'가 있다는 것을 잘 기억해주고싶다.

어른이 생각하는대로 어린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어린이의 배움은 놀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데, 이때 어린이만의 시간과 세계를 지켜주는 것이 어른이 역할이 아닐까싶다. 저자는 흥미로운 놀이를 하나 제안하는 데, 바로 바닥에 큰 거울을 눕혀놓고 바라보는 것이다. 마치 거울 밑으로 새롭게 거꾸로 비춰진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은 놀이 인데, 저자의 <이상한 그림책>의 경우 저자의 어린시절 이 놀이의 경험을 통해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저자의 그림책에도 관심이 간다.

조만간 <이상한 그림책>과 <숲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고 싶다.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갈 수 있는,

스스로 발견하고 생각하는 기쁨이 가득한 책들이 아닐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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