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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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말마다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중에

"신비한 TV서프라이즈"란 프로가 있습니다.


세상은 참 넓고 때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이 생기기도 하는 구나 느끼게 하는 프로이죠.

이건 진실일까 거짓일까? 가려내는 코너도 흥미를 자아냅니다.

필력 좋은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인지

정말로 현실보다 더 흥미진진한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말이죠 ^^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깃털도둑> 또한

책의 설명을 읽지 않고 내용만 읽게 될 독자들 중 누군가는

와 정말 재미난 탐정소설을 읽었구나라고 착각할 만큼

정말 기가막히게 흡입력 있는 논픽션입니다.


책 소개에 김중혁 소설가는 도서관 사서가 이 책의 분류 작업을 할 때 고생깨나 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기는데요.

그만큼 이 책은 누군가에겐 탐정소설처럼 다가갈 것이고, 누군가에겐 범죄 스릴러로,

혹은 정말 독특한 취미를 가진 덕후들의 세계를 다룬 매뉴얼북으로, 과학자들의 인류학 책으로 다가갈 지 모릅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주제들이 <깃털도둑>이란

정말 가볍고도 무거운 제목의 책에 담기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책의 표지부터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깃털 도둑>!!!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낳은 세기의 자연사 도둑 에드윈 리스트!

그의 범죄 행적을 쫓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닌 정의로운 한 남자의 끈질긴 추적을 담은 <깃털 도둑>은

이 표지의 아름다운 색상만큼이나 다채롭고 풍부한 이야기 거리들을 독자에게 던져줍니다.


책의 본격적인 내용을 읽기에 앞서 정말 화려한 추천의 글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읽다보면 추천의 글 그 자체에 빠져들정도로 매혹적인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깃털이란 주제로 진화론, 멸종 위기, 플라이 타잉(낚시)란 주제가 촘촘하게 이어지면서

제가 정말 듣도 보지못한 인간의 탐욕, 그리고 자연이 인간에게 주고있는 경이로운 지식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해준 책이었어요.

단순히 흡입력 있게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추리소설과 비교할 수 없는 폭의 지식과 정의로운 가치가 담긴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대체 플라이 타잉이란 것이 무엇인가란 궁금증에서부터 책을 읽게 되는데요,

나중엔 우리에게 쉽게 알려지지 않았던 그 탐욕의 세계가 우리의 자연과 과학의 발전에 미친 끔찍한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흔히 우리가 예능 프로에서 접하는 힐링 낚시프로그램들과 비교할 수 없이 화려하고 이기적이며 탐욕스러운 세계가 바로 '플라이 타잉'이란 세계더라고요.

책을 다 읽고 나면 프롤로그에 나오는 파푸아뉴기니 총리 마이클 소마레의 말이 오래도록 잔상이 되어 남는 거 같아요.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소유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

그 본성이 낳은 엽기적인 범죄들이 참 많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바로 이 책의 주제가 되는 깃털 도둑 사건도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과 집착으로부터 비롯됩니다.


2009년 6월 어느 밤, 열아홉 살의 플루트 연주자 에드윈 리스트는 런던 왕립음악원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후 영국의 작은 도시, 트링으로 향합니다. 그의 가방엔 박물관에 침입하기 위한 유리 커터가 들어있었죠.

보안이 삼엄하지 않은 트링 박물관에 유유히 침입한 에드윈은 새 가죽 299점을 가방에 한가득 담고 도망치게 되는데요, 그가 훔친 새 가죽 중에는 자연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찰스 다윈과 엘프리드 러셀 윌리스가 목숨을 걸고 수집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플라이 타잉에 매료된 에드윈 리스트!

그를 트링 박물관으로 이끌게 된 건 어떤 탐욕이었을까요?

그는 이 범죄에 대한 정당한 죗갚을 치르게 되었을까요?

정말 많은 것들이 궁금해지는 스토리 일텐데요.

이러한 흥미로운 스토리가 이 책의 저자를 매료시켜 이 책을 탄생시킨게 아닌 가 싶어요.



그렇다면 이러한 흥미로 운 책을 쓴 저자는 어떤 분일까요? 흥미롭게도 저자는 소설가도 아니고, 탐정도 아닌 이라크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창시한 운동가입니다. 그런 저자가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낚시를 시작하면서 플라이 낚시 가이드로부터 흥미로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는데요,

그 이야기에 매료되고 실현되지 않은 정의에 대하여 의문점을 갖게 된 저자는 장장 5년이란 긴 시간동안 이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게 됩니다.


낮에는 본인에 본업에 몰두하고, 밤에는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실마리들을 찾아가면서 말이죠.

이 엽기적 범죄의 공범이 있던 것인지 찾기 위해, 도둑이 훔친 새 가죽 중 유실된 가죽들을 찾기 위해

훌쩍 노르웨이행 비행기에 오르는 저자를 보면 정말 대단하단 생각에 혀를 차게 됩니다.

플라이 중독자, 깃털 장수, 마약 중독자, 맹수 사냥꾼, 전직 형사 등등 정말 흥미롭고도

위험해보이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인터뷰해가며 생생히 담은 에세이입니다.


또한 이 책의 메인 스토리인 에드윈의 범죄 일기, 저자 커크 윌리스 존슨의 탐정 일기 만큼 흥미롭게 다가오는

엘프리드 러셀 윌리스의 동물 표본을 수집하기 위한 목숨을 건 열정적인 탐사 일기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합니다. 우리가 심드렁하게 쉽게 지나치곤 하는 자연사박물관의 새 표본이란 것이 윌리스의 숙소 밖에서 서성대는 굶주린 늑대무리와 금세 알을 낳고 도망가는 검정파리들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고 난파선의 위험을 넘어 어렵게 어렵게 수집한 것이란 것을 알게되면 더이상 이러한 표본들을 바라보는 지루함은 사라지게 됩니다.

진화론 창시에 있어서 찰스 다윈만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분이라 저에겐 생소한 이야기었는데,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종의 출현과 멸종을 설명하는 단서를 찾기 위해 숲과 밀림을 헤매며 이 분야의 최고가 된 그 덕분에 우리가 자연에 대한 많은 비밀들을 알 수 있었다고 하네요.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당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배에서 값이 나가고 보험료가 높았던 물건이 깃털 상자 40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깃털들은 여성들의 모자를 장식하기 위한 장식품으로 거침없이 쓰여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은 결국 많은 새들을 멸종위기로 몰게 되고,

그러한 희소성은 다시금 플라이 타이어들의 탐욕을 끓게 만드는 슬프고도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분들은 분명 플라이 타잉라는 새로운 영역의 예술적이고도 사치스러운 경지에 대해 놀라게 될 것이고,

자연사박물관의 조류 컬렉션들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전달해주기 위해 전시되고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종의 출현과 멸종을 설명해주는 단서로부터 시작하여 살충제나 수은 등, 인간이 자연에 끼친 인공적인 영향이 어떻게 동물들의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지 "바다의 기억"이 되어 과학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인지 배우게 됨으로서 또 한번 놀라게 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래도록 소장하여 가족들과 돌려보고 싶은 책 <깃털 도둑>!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상기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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