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어느새 감기처럼 흔해지지 않았나 싶다. 지쳤을 때 쉬어야 그럴 일이 없을 텐데 쉬어야 하는 타이밍에 쉴 수 있는 로동자가 얼마나 되겠는가요. 피🩸의 로동자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누구나 번아웃을 겪을 확률이 크며, 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만이 내 시간의 주인이 아닌 노예의 선택지에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가성비 좋게 효율적으로 잘 쉬는 수밖에~!! ㅜㅜ짧은 시간에 잘 쉬는 방법으로 <나를 살린 20일>의 저자는 작은 암자에서의 템플스테이를 선택했다. 번잡하고 지치게 하는 속세에서 조금이나마 멀어지고, 공기 좋은 곳에서 건강한 음식만을 먹으며,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반강제로 디지털디톡스까지 가능한 곳. 저자 또한 일을 하다가 몸과 마음이 탈진하여 휴식을 찾아 한 암자를 찾았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쉼의 순간이 각 장마다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느낌이다.나는 저자가 해본 충만한 휴식이 있는 템플스테이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제주도에서 템플스테이를 처음 했는데 부엉이 체질이라 밤에 잠 못 이루고 손전등 켜고 경내를 헤집고 다니다가 늦게 일어나서 아침밥 놓치고 배고파서 도망나왔던 기억이 있다. 홍서원이 아직 문을 닫지 않았던 시절, 아침에 서울에서 출발해가지고는 아침법회 시간에 맞추기 어려워서 전날밤에 미리 가서 모텔에 머물곤 했다. 처음 하동에 도착한 날 정봉스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잘 데는 있어요?"라고 여쭤보셨는데 아이구야 민첩성이 떨어져서 사실대로 "네"라고 대답했던 것이 후회된다 ㅎㅎㅎ... 홍서원에서 자볼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그렇게 놓쳐삔네요. 😅진안의 위빳사나센터에서의 12일! 휴식과 쉼을 기대했으나 그곳은 정말정말 힘든 곳이었다! (안일한 혹은 잘못된 생각으로 온 사람들이 나 말고도 몇몇 있었다 ㅎㅎ..) 고따마 붓다께서 고행은 깨달음을 위한 수행에 도움이 안 된다 말씀하신 바 있는데, 그분이 말씀하신 '고행'과 내가 생각하는 '고행'의 레베루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엑소시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위빠사나 명상을 하니 내 안의 마구니가 이리 뒤틀고 저리 뒤틀고 난리를 피우는데 참말로 죽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12일의 일정을 마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도망가려는데 못 가게 잡아주신 법사님께도 감사를!<나를 살린 20일>에서처럼 휴식과 고요함만이 존재하는 시간을 나도 한번 누려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도 머릿속이 시끄러우면 조용한 시간을 누리기 힘들지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 “충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에게 맞는 치유법을 찾아서 하면 된다”라는 저자님의 말씀처럼 나만의 충전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충전을 하더라도 방전되는 날은 또 올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충전하는지 아는 사람에게는 그 탈진이 이전만큼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