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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 3호 : 전기, 삶에서 글로 교차 3
주아 외 지음 / 읻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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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를 이야기할 때 읻다는 이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출판사가 된 것 같다. 교차 2호를 국제도서전에 구매했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두 차례 서포터즈를 하면서 읻다의 책을 더 많이 읽어 보니 이젠 이를 확신할 수 있다. 만듦새를 확인할 때마다 매번 감탄하고 있지만, 서평 무크지 교차는 구성과 본문의 탄탄함에 늘 더 놀라곤 한다.

서평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도서와 학자들의 글이 마냥 쉽다고는 할 수 없다. 분명 대중 독자(라는 표현이 모호하긴 하지만 마땅한 단어를 아직 찾지 못했다)에게는 어려운 지점이 많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서는 아니다. 그러나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편집자의 노고에 감탄이 나온다. 각 글은 내용과 정보가 밀도 높게 담겨 있는데, 내용 자체의 어려움과는 별개로 문장의 가독성이 높다. 글 자체만 두고 보면 꽤 친절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덕에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몇몇 글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완전한 학술서나 전문 지식의 영역 그리고 평이하게 읽혀야 하는 대중 독자의 영역을 모두 포괄하기 위한 노력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서문은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면서 동시에 이 책의 방향성을 상당히 잘 담아낸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글은 강초롱의 ‘철학을 살아내고자 한 철학자, 보부아르’다. 가장 읽기 편한 글이기도 했고, 글에 대한, 정확하게는 보부아르를 향한 저자의 애정이 담겨 있는 글 같았다. 서평의 핵심은 독자가 서평을 읽고 대상 도서에 관심을 기울이게끔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강초롱의 글은 핵심에 도달한 것은 아닌가 싶다. 최소한 나에게는.

읻다에서 또 새로운 무크지를 발간해 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욕심…. 교차보다 더 가볍게 대중 독자에게 다가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무엇이 되었든 읻다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잘 다져가는 출판사라 생각한다.


# 해당 도서는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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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 숲속의 숲
자크 베르제 지음, 문성욱 옮김 / 읻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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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 교육, 대학의 역사 나아가서는 지식과 권력의 역사를 상세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식자’는 무엇이고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떠한 권력을 점하고 또 점하지 않았는지. 그 사이 식자가 아닌 이들의 위상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미시적이고도 통시적인 관점에서 서술한다.

교육이나 대학의 본질에 관한 통찰을 담아낸 문장은 현대에도 유효하다. 이를테면 사회의 지도적 집단에 포함되려는 의지를 실현하는 데 대학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거나, 교육의 수준이 높다고 얘기되는 자들이 아닌 자들과 차별을 두기 위해 애썼던 욕심과 그 변화 같은 부분이 그렇다. 자크 베르제가 택한 중세 후기 유럽의 시대를 똑바로 바라보고 서술하려는 저자의 시도가 드러나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임에도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특히 중세라는 시대의 성격상 그 교육과 대학의 역사가 종교와 어떤 식으로 나란한지를 담아낸다.

교육과 능력주의가 감춘 부조리와 환경 차이를 고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은 참 흥미로웠다. 이것이 비단 현대, 현재에 탄생한 문제가 아니며 꽤나 오래 전부터 성취와 권력은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교육이 권력의 유지와 획득에 얼마나 깊이 있게 관여하는지를 따지고 드는 부분에서는 그 대목을 똑 떼어 지금 한국 사회에 적용해도 될 만큼 적절하다는 생각도 했다.

많은 연구와 사례를 두고 분석하는 만큼 내용이 다소 방대하다 느낄 수 있겠으나 적절하게 내용을 나누어 전개된다. 그런 점에서 목차도 깔끔하다. 사실 이번 서포터즈 서평 도서로 이 책을 선택할 때만 해도 내가 잘 안 읽을 것 같은, 자의로 고르지는 않을 것 같은 책을 고른 것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의외로 재밌어서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다. 중세와 현대, 그 겹치는 지점을 읽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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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 - 데뷔 30주년 기념 초기단편집
듀나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 읻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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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글은 처음 읽는다. 아니, 듀나의 소설을 처음 읽는다고 해야 맞겠지. 내가 열광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그의 이름이 영화를 얘기할 때나 문학을 얘기할 때나 아무튼 곳곳에서 거론되기에 모른 척할 수도 없는 작가다. 30주년을 맞아 그런 그의 과거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 출판되었다. 듀나의 소설을 입문하기에 이보다 좋은 환경이 없었다. 뭔갈 기념하는 지금같은 작품이 아니면 사실 계속 읽지 않을 것 같았다.

분량은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읽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글의 시작이 하이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래서 책의 모든 곳이 그 감성을 살려 디자인되었다. 서포터즈라 하는 말이 아니고 나는 이 출판사의 이런 귀엽고 깜찍한 기획과 디자인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책 역시 그렇다. 듀나 책을 읽어 볼 생각을 안 했을 때에도 디자인에 홀렸기 때문이다. 구성, 폰트, 내지 디자인, 하다못해 가름끈 색까지. 책머리와 책밑에 듀나를 나타내는 아이콘과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연도를 적은 것도. 전체적으로 기획에 딱 맞게끔 편집하고 디자인 한 것 같았다. 이런 책이라면 귀여워서라도 사고 싶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듀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그의 초창기 글을 모은 책이기에 특별할 것이고, 나처럼 듀나를 처음 읽는 이들에게는 입문으로 적합할 것이다. 분량도 그렇고, 내용도 복잡하지 않다. 꽤나 많은 양의 단편을 모아둔 책이기에 한두 편 읽었을 때 취향에 안 맞아도 그중 한 편 정도는 취향일 수도 있겠다. 정말 좋았던 것은 각 단편마다 현재의 듀나가 짧게 첨언한 해명 아닌 해명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어떤 의도에서 이 글을 썼는지, 어떤 것을 참고했고 참고하지 않았는지, 그때의 감상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지 등이 적혀 있다. 30주년 기념인 만큼 오래된 글을 회고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편이 모두 끝나고 맨 마지막 부분 부록으로 따로 실은 그의 에세이도 좋다. 읽다 보면 한국 sf 문학의 계보와 역사를 짧게나마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듀나의 글, 그의 세계관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기획에 잘 어울리는 편집이다. 출판사 직원 중에 듀나 덕후가 있나? 싶을 만큼 오밀조밀 공을 들인 모양이 참 재밌다. 비록 나는 듀나를 모르고 이제야 처음 읽어 본 사람이라 내 말이 틀릴 수도 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어쩐지 외국 문학 번역의 문장을 닮았고 다소 어색한 발화를 하는 인물들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 그의 글은 흥미롭다. 어쩌면 기본적인 한국 sf 입문서로 추천할 만하다. 듀나를 읽어 보지 않았다면, 무엇보다 책 곳곳에 숨겨진 토끼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면 추천한다. 듀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나보다 먼저 읽었을 것이라 믿기에 굳이 추천하지는 않았다.



- 읻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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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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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남의 일상을 합법적으로 훔쳐 본다는 묘한 쾌감을 주는데 그 이면에는 그 일상도 사실은 편집된 일상이라는 모순이 있다. 오늘을 편집하기 위해서는 오늘을 오백 번쯤 생각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오늘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그걸 짜잔, 하고 탁월하게 편집할 줄 아는 문보영 시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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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이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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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의 감정 맥락을 좋아하고 그런 류의 서늘한 온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 작가의 글도 글이지만 사진이 주는 분위기가 상당히 압도적이다. 웅장한 것이 아닌, 생활에서 오는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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