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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정지돈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평점 :
좋은 단편집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중균의 세계>와 <임시교사>이다.
<조중균의 세계>에서의 조중균은 회사내에서 괴짜로 알려진 사람이다. 월급에서 미리 제해진 9만얼마의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서 매일 점심시간마다 사장님께 "저는 점심을 먹지 않았습니다."에 싸인을 받는다. 말이 없고 괴짜이지만 자기 일은 잘해내는 조중균은 모두에게 이용대상일뿐이다. 유일하게 그의 세계에 관심을 갖는 해란은 계약직으로 십여년을 버티고 있는 지방에서 올라온 여성이다. 이야기의 핵심인 이 두 사람은 언제 있었냐는듯 없어지고 관찰자인 화자만이 남는다.
<임시교사>의 P여사는 임시교사로 살면서 동생부부를 경제적으로 지원했으나 중년이 되자 더이상 임시교사 자리도, 동생부부와의 관계도 남지 않는다. 그녀는 결국 한 중산층 가정의 보모로 들어가게 되고 그 가족은 P여사의 헌신적인 일을 발판삼아서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극복해낸다. 그리고 어느날. 그녀는 해고당한다.
이 두 이야기와 함께 퀴어, 조선의 마지막 황족, 미혼모들을 다룬 다른 단편들이 어우러져서 우리 모두의 소수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인지 하지 못하고 있는 소수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게 한다. 나의 소수성은. 당신의 소수성은 무엇인가?
혁명이 시작될 때
TV에서는 치킨 광고가 나올 거야
우리는 하루종일 치킨을 먹고
우리는 말할 거야
혁명이군
혁명이 시작될 때
우리 깜둥이들은 치킨을 먹으며 말하겠지
혁명이군
- 정지돈, <건축이냐 혁명이냐>中
"내가 쓰기는 했지만, 내 시는 아닙니다."
-김금희, <조중균의 세계>中
"자기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것보다 더 외로운 일은 없어."
- 백수린, <여름의 정오>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