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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슬픔엔 영양가가 많아요
강지윤 지음 / 봄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영양가가 많은 슬픔이라니.. 제목을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이 나이까지 살다보면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깊은 슬픔쯤은 이미 몇번이나 겪어봤다.
내 슬픔들은 내 몸의 모든 에너지를 고갈시켜 나를 아사 직전까지 몰고 갔었다.
영양가는 커녕 야박하게도 생명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만 남겨놓겨 놓고
모든걸 앗아간 슬픔에 영양가가 있었던가..
이때쯤이면 의례 작가가 궁금해진다. 약력을 들여다 볼 타이밍이다.
현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와 강지윤 우울증 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는 강지윤 저자는
이화여대와 백석대학교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따고 상담대학원 교수를 역임하였다.
우울증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면 사람들의 슬픔에는 어느 정도 도가 트일 정도일텐데
어떤 계기로 이쪽 계통의 일을 하게 된걸까..
작가는 사춘기 시절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동행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였으니 다른 이들보다 강지윤 저자의 위로엔 진정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짤막짤막한 글들은 때로는 한편의 시같기도 하다.
짧은 에피소드 한편씩 읽을때마다 알수가 있었다.
슬픔에 영양가가 있다는 말뜻을 ..
미치도록 힘들고 죽을만큼 괴로웠던 슬픔도 견디고 지나고 나면
나를 한뼘 정도 크게 만들곤 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나를 다독이며 단련시켜 나갔다.
그러니 나를 말라 비틀게 만들었던 그 슬픔에도 영양가가 있어서
나를 성장시키게 만들었다.
어느날 내가 새앙주 꼴을 하고 끈끈이 같던 세상에 달라붙어
비명을 지드런 날이었어요.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학업을 이어가던 날,
악덕 업주 아저씨가 그 피 같던 알바비를 떼어먹고 주지 않는 거예요.
그땐 지금처럼 노동부에 고소할 수도 없었어요.
내가 그때 할 수 있었던 건, 천장에서 슬프게 찍찍거렸던 생쥐처럼.
그 가게 앞에 찾아가 낑낑거리며 눈물을 흘리는 것뿐이었어요
- 새앙쥐 비명 소리 지나가던 밤-
그토록 친절하고예의바르게 다가오는데 어떻게 믿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러다 사기를 당했지요.
사기꾼들에게 해피 엔딩은 결코없지요. 그러나 그런 사실만으로는
사기당한 상처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아요.
대부분의 시기가 먼저 친분을 쌓고 그 친분을 이용해 벌어지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매우 깊게 새겨지거든요.
-사람을 의심하는 건 정말 지치는 일이야-
어느날 보신이 된다며 얼큰한 탕 한 사발이 내 앞에 놓였어요.
몸이 약하다며 얼른 먹으라는 어른들의 채근에 못이겨 몇 숟가락
입에 넣었는데 냄새가 이상해 토할 것 같았죠.
그런데 다음날 탕에 들었던 고기가 우리 집 누렁이였다는 걸 알았을때
나는 거의 기절할 듯이 놀랐어요.
그리고 누렁이집 앞에서 대성통곡을 했어요.
- 못 먹는게 있어 다행이야-
저자의 지난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도 겪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폭.. 소리를 내며 글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리고 어렸을때의 나의 추억과 가슴속에 봉인해 두었던 아픔과 슬픔들도
글과 함께 딸려 올라온다.
이제는 거의 다 잊어 희미해져 버려 씁쓸한 웃음만 나오는 그때의 아픔들과
아직 다 갈리지 않은 슬픔에 날카롭게 마음을 베이기도 하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그런 아픔과 슬픔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무던해지기 마련이니..
오랫동안 슬퍼하지 말라고 다독이며 위로를 건내는 것 같다.
걸리는 것없이 술술 읽어내려 갈 수 있지만
결코 꿀꺽 꿀꺽 글을 삼킬 수 없었던 묵직한 내용들이 짠하게 느껴진다.
어쩜 나의 과거와도 닮아서 더 그런걸까..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