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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평점 :

얼마전 초등학교 동창한테서 온 부고 메세지를 받았다.
이런.. 부모님께서 돌아가셨나 싶어서 자세히 읽어보니 동창의 딸아이가 보낸 것으로 타계하신 아버지는 곧 내 동창의 이야기였다.
아직 죽음을 이야기하기엔 충분히 젊은 나이라 슬픔보다 앞서 놀랍고 당황스러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우리는 이렇듯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통해 잊고 있던 죽음이란 단어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곰곰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인간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거늘, 우리는 그 사실을 늘 잊고 산다.
그러다 어느날 덜컥 몸이 아프거나,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난 후에야
도통 현실감없던 그 단어를 떠올리며 짧게 또는 조금 길게 고통스러워한다.
죽음 뒤에는 어떤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깊이 생각하긴 싫지만(무서워서) 이왕이면 나의 죽음뒤의 세상은 고통과 슬픔을 초월한 안온한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너무나 유명한 미치 앨봄의 새로운 소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라는 책을 읽으며 막연하지만 죽음 뒤의 세계에 대해서,그리고 지금까지의 내 삶에 대해서, 더불어 내 인생에 있어서 고마웠고, 미안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애니는 간호사이며, 어렸을때부터 늘 항상 본인이 실수를 하며 살아왔다고 자책했다.
어렸을때 놀이공원에서 사고를 당하여 왼팔이 절단이 되어 어렵게 봉합수술을 했지만 그때의 기억은 머리속에서 지워진것 같다.
늘상 폭력적이었던 아버지한테 애니가 매를 맞던 날,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이혼을 결심한다.
엄마와 단 둘이 시작한 궁핍한 생활, 새로 옮긴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친구한명 없이 지내게 된다.
엄마는 아직어린 그녀의 인생에 수많은 규제와 간섭을 멈추지 않는다.그런 엄마한테서 염증을 느낀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애인의 오토바이를 타고 엄마를 떠나게 되고, 1년동안 연락도 하지 않고 1년후 우연히 만난 엄마는 이미 암이 퍼져 더 이상 손을 쓸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진저리 나는 연애와 첫번째 결혼의 실패,폐에 문제가 생겨 태어난지 몇일만에 하늘나라의 별이 된 아기도
애니는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외로운 삶을 살아온 애니에게 중학교 동창생인 파울로는 세상의 구원같은 존재였다.
사랑하는 파울로와 결혼할 애니는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행복하다.
이제 더이상의 불행은 없을거라고, 더 이상의 외로움은 없을거라고 믿었고
새로운 삶을 희망하며 결혼식을 올린 그 둘은 다음날 열기구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고 만다.
운명이란 참 모질고 가혹하다. 그녀에게는 잠깐의 행복도 허락이 안되는 걸까.
그녀의 얄궂은 운명에 내 마음도 먹먹해진다.
눈을 뜬 애니는 천국에서 5명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애니의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5명의 사람(또는 동물)을 통해 애니는 자신의 삶이
생각보다 불행하지 않았다는 것과 용서와 화해를 통해 인생을 보는 다른 시선을 갖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세번째 만남에 나타난 인물에 코끝이 찡해졌고 가슴이 저릿해졌다.
다섯번째 만남에 나타난 영혼이 누군지 알게 되는 순간에 헉! 소리가 나왔다.
순간순간 코 끝이 찡해지는 감동과 안타까움,공감을 느끼며 읽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죽음 뒤에 나를 따스하게 맞아줄 다섯명의 인물들이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다면
죽음 또한 어둡고 무섭고 두렵지만은 않을것 같다.
언제까지 일지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들의 삶이 지속하는 한, 이런 세상일지라도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온기와 애정을 나눠주고 싶다. 좀 더 화사하고
밝은 세상이 되면 내가 머물 그곳 또한 같은 색깔로 물들어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다 괜찮아요.. 그 한마디가 얼마가 위로가 되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