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읽어주는 어른 동화
김이율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감정을 읽어주는 어른 동화..

제목만으로도 뭔가 뭉클해지는 건 어쩌면 그동안 내 감정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나의 무심함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지쳐서 잠이 들고

또 눈을 뜨고 등떠다밀리듯 그렇게 전쟁 같은 일상을 시작하는 반복되는

나날들을 보내다보면 감정 따위 되돌아 볼 여유조차 없어지곤 한다.


어른이 되었다고 세상 일에 초월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 일에 흔들리며 불안해하고 마음 다치는 일들이 빈번하다

앞이 안보일때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데

불행히도 내 주위에 이 책의 주인공 같이 사람들의 물음에 현명을 답변을 해주는

'하루'씨와 같은 사람이 없다.


하루씨는 동네에서 자그마한 피자집을 하고 있다.

인생이란 피자가 다 익을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는거 아닐까요..

라는 글처럼 하루씨의 하루는 넉넉한 여유와 기다림과 감사로 시작한다.

그런 하루씨에게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와 자신을 고민을 꺼내놓는다.


아이들은 아이들다운 고민을, 노인들은 노인들다운 고민을

젊은 이들은 그들나름의 고민을 풀어놓는다.

사람들은 그들의 걱정과 힘겨움과 괴로움을 하루씨에게 털어놓고

하루씨는 그들 한사람 한사람의 고민을 듣고

사랑과 연민을 담아 답을 준다.

우문 현답인지.. 현문우답인지 모르겠지만..

하루씨의 답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원하던 답변을 들은듯 표정이 밝아진다.


하루씨는 절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망설이는 이들에겐 용기를

거들먹 거리는 사람에겐 따끔하게 일침을 놓기도 한다.

매일매일 사람들이 끊임없이 하루씨를 찾아온다.

어쩌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찾듯

사람들은 하루씨를 찾아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고민에 일일이 편지로 답을 해줬던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이라는 책이 생각이 났다.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는 사람들의 고민에 비교적 구체적인

답변을 주었지만, 우리의 하루씨는 조금 엉뚱하고 생뚱맞은

답변을 준게 차이점이랄까..

하지만 결국은 다르지가 않다.


죽을만큼 힘들과 삶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이들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한다.

그 누군가의 답변은 사실 명쾌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들은 사실

자신이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 맞는건지를 확인하고 싶을뿐

결국 답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루씨의 답변은 솔직히 나에겐 좀 모호했다.

질문을 제대로 파악했나 싶을 정도로 애매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질문을 던질때 스스로 생각했던 답들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들이 하루씨에게 바랬던 것은 A인지 B인지의 명확한 답변이 아니라

고민들 들어주고 함께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었지 않았을까..


나 자신에게 조차 야박할 정도로 팍팍한 세상에서

다른이의 고민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주는 배려와 호의에

사람들은 감사하고 감격하지 않았을까 싶다.


짧은 글들이었지만

가볍게 읽혀지지 않았던 것은

하루씨의 답이 품고 있는 그 깊은 뜻을 발라내듯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힘들고 괴로울때.. 내 이야기를 귀기울이며 들어주는 하루씨와 같은

그런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

그럼 내 삶도 그렇게 퍽퍽하진 않을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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