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잘레스 씨의 인생 정원 -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배운 삶의 기쁨
클라우스 미코쉬 지음, 이지혜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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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은행에서 일을 하던 니클라스가 하루 아침에 회사에서 해고 통지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이제 자네가 필요 없네"

지점장의 통보에 니콜라스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 수년간 회사를 위해, 아니 그의 생활을 위해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은 일을 해왔긴 하지만

이렇다할 이의도 제기해보지 못한 채 다니던 직장에서 아웃사이더가 된 그는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택할 수 있었던 것은 찌들대로 찌든 도시를 벗어나 푸르름을 볼 수 있는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떠나는 일.

가슴 가득 불안함을 담고 그는 말라가와 지브롤터의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해변 마을인

에스테포나 행 버스표를 산다.


다니던 은행에서 해고를 당하고 애정전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도피하기 위한 완벽한 구실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그는 팔십년 남짓 작은 해변 마을에서

밭을 일구며 살고 있는 곤잘레스씨를 만나게 된다.

편안함이 좋아서, 돈이 좋아서, 현대화된 농법으로 농약을 뿌리는 여타의 농부들과는 달리

그는 그의 밭에서 오로지 유기농 방식으로 그의 채소들을 재배하며 흙을 만지며

자연에 순응하며 단순하지만 완벽하게 행복한 곤잘레스를 통해 니클라스 또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간다.


도시에서 삶에 익숙해져 있던 니클라스에게 옛날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고집스럽게 우직한 곤잘레스는

어찌보면 답답하게 보여질 수도 있고 현대화가 덜 된 무식쟁이로 보여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믿는 가장 바르고 정직한 방법으로 건강한 야채를 재배하는 일에

강한 긍지와 신념을 가진 늙은 농부의 방식은 깨끗하고 세련되고 화려한 것만 추구했던

도시에서의 삶을 뒤돌아 보게 했고 손으로 흙을 만지며 몇시간째 잡초를 뽑는 그 단순한

의식이 몸과 마음에 얼마만큰 긍정적이며 밝은 에너지를 선사해주었는지 니클라스는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당장 곤잘레스씨처럼 19세기 방식으로 두엄을 만들어가며 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것이다. 책상 위에 서류뭉치를 쌓아가며 밤낮으로 뒷목이 뻣뻣하게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나 또한 은퇴하기 전까지 몇년은 더 버티며

아픈 무릎과 어깨를 주물러가며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도시에서의 삶이 모두 불행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만약 하는 일을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거나 나이가 들어 더 이상 회사에서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때

좌절하지 않고 제2의 인생을 호기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책이다.


은퇴 후 나 또한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녹색이 풍부한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삶을 보내고 싶다.

가진 돈이 많지 않더라도 내가 일군 작은 텃밭에서 농익은 토마토 하나 따 먹으며

내가 가꾼 야채와 채소를 벌레와 나눠 먹어가며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다.

손톱 사이에 흙이 낀 새까만 손톱을 하고 핸드크림으로도 부드럽게 되지

않는 손을 가지게 되더라도 흙을 만지며 자연으로 돌아갈 그 날까지

자연과 친해지고 싶다.

고급 승용차와 넓은 주택을 가지지 않아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부족함을 불편하게 생각지 않고 작은 행복을 켜켜히 담으며 느리게 살아가는

삶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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