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 한 잔 - 오늘도 시를 읽고, 쓰고, 가슴에 새기다 감성필사
윤동주 외 55인의 시인 지음, 배정애 캘리그라피 / 북로그컴퍼니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시 한잔..

제목에서 주는 향긋함이 책 페이지마다 묻어 있는 듯한 시집이다.

이 책에는 윤동주를 비롯한 동서양 55인의 시인의 총 79편의 시들로 채워져있다.

이 봄에 어울리는 김춘수 시인의 꽃을 위한 서시를 비롯하여

윤동주의 밤, 도종환의 깊은 물, 기형도의 그집 앞..등

외우진 못하더라고 한 귀절쯤 익히 알고 있는 시들이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실려있다.


 

조용히 차 한잔을 옆에 두고 천천히 음미해보고 싶어진다.

눈으로 읽는 시가 가슴에 남는다면

손으로 쓰는 시는 가슴에 새겨진다.

여백을 두어 좋아하는 문구, 단어, 구절등을 필사를 할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어서 한편의 시를 눈으로 음미하고 입으로 되내이며

글로써 새길 수 있어서 오롯히 내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시를 읽는 다는 일은

나에게는 지독히 힘든 날의 내 마음을 이해하는 동지를 찾는 일이다.

지독히 쓰린 날에 누구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자가 있다는 건

지친 속을 차분히 달래 줄 한잔의 따뜻한 차와 같이 위로가 된다.

차 한모금을 목구멍으로 넘기듯 시 한구절을 넘기면

격려와 위로가 되곤 했다.

그래서 마음이 기쁘고 들뜬 날에는 소설을, 마음이 외롭고 쓸쓸한 날엔

시를 찾게 된다.

그래서 젊고 아름다운 시절보다는 뭔지 모를 쓸쓸함과 어두운 계절에

우리는 더 많이 시를 찾게 되나 보다.

한 줄, 한귀절의 시가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크고 넉넉하다.


시와 잘 어울리는 캘리그라피는 한층 시의 멋스러움을 더해준다.

서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져 시의 내용이 더 부드럽고 포근하게 와 닿는다.

이 책은 익히 알고 있던 시와

처음 접해보는 시들과 동서양의 시들도 함께 수록해 두었다.

특히 서양의 시는 한글과 원문으로 실려있어

학창시절 뜻도 모르고 시 귀절을 웅얼 그렸던 그 때의 감성까지 더해주었다.

뜻하지 않게 시한편이 젊은 시절의 추억까지 소환해 냈다.

예전에 비해 시를 읽는 독자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어떤 연유에서든 시와 거리를 두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오늘이 힘들고 짜증났던 이들에게

차분히 시 한잔을 음미 할 수 있는 이런 책이 있어..

꽃피는 이 봄에 마음 한켠이 푸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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